원래 계획대로 였다면 어제밤 시골 할아버지 댁으로 갔어야 했다.
그런데 워큽샾을 다녀온 아빠가 피곤하다고 드러누워 꿈쩍도 하지 않는다.
결국 할머니께 못갈 거 같다고 하고 그냥 집에서 쉬기로 했다.
아침밥을 느즈막히 먹고, 청소를 해놓고 가까운 화성에 산책을 나갔다.
그런데 요즘 왠 공사를 그리 많이도 하는지..
제대로 구경하기도 힘들었는데 그래도 팔뚝이는 포크레인 실컷 구경할수 있어서 좋아했다. --;
조용하고, 느긋한 마음으로 산책을 다녀올 생각이었는데 이리저리 파헤쳐진 공원을 본 순간 우린 구경하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지고 말았다.
더군다나 화성열차를 타볼 생각이었는데 표가 매진되고 한시간 뒤에나 출발한댄다.
우린 화성열차를 타는 대신 우리차를 타고 화성열차를 뒤따라 가보기로 했다.
가다보니 마침 화성행궁 정문에서 장용영 수위의식을 하는 중이었다.
요즘 일요일마다 수위식이 있다는 얘길 들어서 한번 볼 생각이었는데 시간을 잘 맞추었다.
팔뚝이는 처음 낯선 옷을 입은 사람들과 북소리에 놀라 울면서 가자고 손을 잡고 끌어낸다.
그러나 시간이 좀 지나자 맨 앞에가서 엄마 손 꼭 잡고 구경을 할 수 있었다.
행사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일반 수원시민이랜다.
신청만 하면 누구나 참가가 가능하다고 하니 팔뚝아빠더러 한번 해보라고 권해보았다.
활을 쏘기도 하고, 조총을 쏘기도 하는데 일반 시민들이라서 활이 빗나가기도 해서 구경하는 사람들이 웃곤 했다.
그러나 참가하는 사람들의 그 진지함 만큼은 군인 못지 않아 보인다.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고, 옛 옷을 입은 사람들이 열을 지어 있고..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한, 고풍스런 느낌이 물씬 풍긴다.
잠시의 산책후..
우린 집으로 돌아왔다.
오는길에 백화점에 들러 쌀을 사가지고 왔다.
시골에 가면 가져 올 수 있는데...
이리저리 돌아다니느라 낮잠을 못잔 팔뚝이는 결국 저녁 7시부터 잠이 들었다.
오래간만의 홀가분한 저녁을 맞이한 엄마.
아빠가 낮에 창고에서 꺼내 씻어 둔 가습기에 물을 채워 팔뚝이 방에 틀어주고,
만들다 만 커텐도 완성하고, 새로 사온 아빠 바지의 기장도 줄여두었다.
팔뚝이는 땀을 뻘뻘 흘리며 잠을 자고 있다.
아마 가습기를 틀어 놓았더니 방이 덥긴 한가 보다.
팔뚝이.
오늘 밤엔 500년 전으로 돌아가는 꿈을 꾸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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