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8. 19. 18:49

1학년 즈음부터 학교,동네 친구가 생기고 단짝이 생기고..

생각외로 룰루가 친구들과 잘 어울려서 한시름 놓았었다.

 

사실 룰루가 친구들과 어울린다는게 쉽지는 않을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가만 보면 아이들과의 대화에서부터 수준차이가 나기 시작한다.

단어들, 일상적인 이야기들 대부분을 아이들이 이해를 못하는 거다...

 

그래서 친구들과 트러불이 생기거나 룰루가 욕구불만에 쌓이지는 않을까 걱정했는데 의외로 룰루는 대화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관계에 촛점을 맞추는 것 같았다.

즉 관계를 위해서 답답하지만 참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더라는 거다.

 

그런데 그중 C라는 친구와의 관계는 좀 어려워했다.

C라는 친구가 결코 지기 싫어하는 성격인 거다.

가만 보니 C는 룰루를 인정하기 싫어서 일부러 니가 틀렸다고 우기거나, 다른 아이들이 룰루를 칭찬할때 자기는 아니라고 깎아 내리곤 하는가 보다. 그래서 그런지 룰루는 C를 노골적으로 피하곤 했다.

 

B라는 친구도 있는데 이 친구도 자존심이 강한 편이지만 C와는 다르게 룰루와 트러블이 생기곤 한다.

그건 주로 주도권 싸움일 경우가 많은데 A,B 그리고 룰루가 같이 놀때  룰루가 주도하여 놀이를 진행하면 A는 잘 따라와주지만 B는 주도당하는게 싫어서 꼬옥 다른 의견을 낸다. 하지만 문제는 A도 원하지 않고, 룰루도 원하지 않는다는 거다.

룰루 입장에서는 이유없고, 타당하지도 않게 반발하는 B가 이해가 안된다.

 

하지만 그나마 룰루에게 칭찬해 주는 것은 그렇다고 싸움으로 이기려 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C와도, B와도.. 룰루는 큰소리로 싸우지 않고, 조리있게 따지거나, 혹은 피하고 만다...

사실 아이들 세계에서 조리있게 따지는게 통하지도 않으니 그저 피하는데 답인건데.. 그렇게 되서 울화가 쌓이고 쌓이면 룰루는 잠자리에서 나에게 소근소근 자기 얘기를 늘어 놓곤 한다.

물론 그러다 억울함에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한없이 절망속으로 빠져 들고 빠져들다 잠이 들기도 하는데 다행히도 그렇게 말하고서도 다음날이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친구들과 놀기 시작한다.

 

 

지난 여름 방학동안 여행가고, 시골가고 하다보니 2주간을 친구들을 못만났다.

그리고 개학을 한 어제야 비로소 친구들과 만나서 놀게 됐는데 A,B와 너무 재밌게 잘 노는거다.

A하고야 원래부터 잘 놀았으니 그렇다 하겠는데 B하고도 잘 노는게 너무 대견했다..

 

잠자리에 누워서 오늘은 B하고도 잘 놀았네? 하고 물었더니 룰루가 하는 말..

 

"그런데 지금 보니까 나는 C가 더 나은거 같아.

요즘 보니까 C가 친구들에게 머라고 하긴 하는데 나중에 보면 조금 미안해 하고, 아니라고 하는거 같드라고.."

 

아.. 거기까지 와서 나는 정말 감동했다.

룰루가 단편적인 친구의 모습에서 그 친구의 뒷모습까지 보기 시작했다는 것이 어찌나 기특하던지.

영영 남의 마음을 모르고, 나 자신만 올곳은 채로 살아가나 걱정했는데 딸램은 또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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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_룰루랄라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