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4. 20. 18:01

힘들었던 3학년이 지나갔다..

다행히도 3학년은 4학년보단 덜 힘든가 싶어 안심을 하고 있었다.

3학년때처럼 괴롭히던 친구들이 없다하고 그래서 인지 학교 가기 싫다는 말은 거의 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면담도 아빠가 갔다.

담임선생님은 2학년때 담임선생님으로 그때도 대충 느낌은 그럭저럭.. 그저 그런 선생님이란 정도였다.

특별히 선생님의 자질을 운운할 정도로 못하는 것은 보이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훌륭한 선생님이란 칭찬을 드리긴 ....

아빠는 면담을 다녀와서 많이 실망을 한 모양이다.

선생님이 랄라가 과제를 거의 해오지 않았다고 했고, 듣기론 3학년때 교우 관계가 아주 엉망이었다고 들었는데 랄라의 문제점은 조그마한 자극에도 아프다고 소리지른다는 거란다.4학년이 되어서는 그런 모습이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이런 것으로 친구들과 문제가 생긴다고...

또 한편으로는 선생님은 엄마가 다른 친구 엄마들과 교류를 좀 하면서 친하게 지내 보라 하였나 보다.

학교 성적은 그저 딱 중간정도이고, 특별히 잘하는 건 모르겠다 하는가보다.

솔직히... 아빠도 선생님이 너무 단편적으로 아이를 보는 거 같긴 하지만 그래도 선생님 말을 귀담아 들을 필요는 있을거다 한다.

내가 보기에도 선생님에게 훌륭한 선생님이라고 후한 점수를 주기 어려운 것이 랄라와 조금이라도 얘기를 하고지내는 분이었다면 랄라가 과학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얼마나 잘하는 아이인지 아셨을 텐데 그런 언급이 전혀 없었다는 것.

선생님은 자기가 원하는 잣대로 원하는 것만 보신다는 것 같다.

그리고 아이들과의 관계에서 랄라의 문제를 지적하시는 것도 좀 기분이 나빴다.

랄라가 누구를 때리거나 괴롭히는 거라면 모르겠는데 소리를 지르는 것은 다른아이들의 자극에 방어하기 위해서 하는 행동이다.

그런데 그게 잘못됐다고?

그럼 랄라가 똑같이 때리기라도 해야 한단 말인가?

아침에 랄라가 학교에 갈때마다 소리지르지 말자~ 하고 다짐을 받고 보내기는 하지만, 진짜로 아이가 맞는 상황이라면 과연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모르겠다....

선생님은 랄라가 평범한 성격을 가진 아이는 아니라고, 중학교에 가면 힘들어질 수도 있다고 그랬더란다.

랄라가 평범하지는 않지..

또래얘들에 비해 너무 순진하고, 딱 말해 영악하지가 않다.

다른 남자아이들이 이유없이 툭툭 치고 가는 장난, 그런거 랄라는 할 줄 모른다.

자신을 건드리는 것을 싫어하는 것처럼 랄라도 그런 장난은 할 줄도 모른다....

다르니 랄라가 눈에 띄기도 할 거다.

그런데 다르다는 것이 잘못인건가?

동동이 맘이 항상 비는 것, 결코 눈에 띄지 않고 평범하게만 살았으면 좋겠다 하는데 난 랄라가 다르게 살았으면 좋겠다..사실 다르게 산다는 것은 그만큼 어렵고 힘든 길이다.

모난 것은 망치로 덩덩 두드려서 관리하기 편하고, 가르치기 편하게 만들어서 네모 반듯한 교실에 채워 놓고 한꺼번에 같은 말로 같은 교육을 하고자 하는 교실과 선생님에겐 다른 아이는 불편하고, 힘들게하는 존재일 뿐이다.....

고민이 되기도 한다.

내가 너무 자유분방하게, 너무 순진하게, 너무 신사적인 분위기로 키워 왔던 것이 그게 잘못인건가.

다른 아이 툭 치고 지나가고, 다리한번 걸어주는 장난질 한번도 칠 줄 모르는 아이가 된 것이 잘못인건가..

어떻게 하면 지금까지의 랄라의 색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바깥의 요동에도 흔들림 없는 아이로 키울 수 있을까...

엄마들의 치마바람에 여기저기 휘둘려져서 가시 잔뜩 세우고 남을 할퀴기 바쁜 아이들과 학교에서 랄라가 이리저리 생채기가 나도록 내버려 두어야 할까?

그저 튀지 않고 편하게 1년 보냈으면 하는 선생님 앞에 무방비로 놔 둬야 할까?

이대로 보다가 정 힘들어지면, 그냥 내가 회사를 그만두고 홈스쿨링을 해버리는 것이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것만이 이민으로 도피하지않고, 대한민국에서 우리 아이들의 아이덴티티를 그대로 치켜 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아닐지....

Posted by _룰루랄라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