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7. 8. 09:37

룰루는 유치원을 아주 아주 잘 다니고 있다.

아침에도 기분좋게 들어가고 오후에는 이모님과 잘 지낸다.

다만 이것저것 잔병치레가 많아서 걱정이지만 그래도 잘 다니고 있다.

다만 요즘 룰루에게 첫사랑이 온거 같긴 하다....

얼마전.

룰루가 그런다.

"엄마, 진명이가 나랑 결혼하쟀다?"

"어머? 정말???"

"응~ 난 진명이가 너~무 좋아~~"

그러면서 얼굴 빨개지는 모습이라니...

"그런데 어떻게 결혼하자고 했는데?"

"응~ 내 손등에 뽀뽀 해주고 '나랑 결혼해 줄래?' 그랬다??"

커걱..

여섯살 난 녀석들이 정말 할건 다 한다...

그 뒤로 한참동안 룰루는 진명이 얘기를 할때마다 좋아서 어쩔 줄 몰라 하더라.

자기는 진명이가 너무 좋은데 챙피해서 말을 못하겠다는 둥, 어떤 날은 진명이가 오늘은 손등에 뽀뽀를 두번 해줬다는 둥, 어떤 날은 볼에도 해줬다는 둥...

어떤날은 결혼하면 집을 구해야 하는데 어디다 구해야 하느냐로 걱정을 하더라... 헐..

며칠전에는 꾸러기 천사들이란 EBS드라마를 보는데 거기 내용이 여자애 두명이 남자애 한명을 두고 좋아해서 남자애가 누구를 선택할지 한참 고민하는 내용이 있었다.

그런데 그걸 보면서 룰루가 얼굴이 빨개지더니 베게에 얼굴을 묻으면서 좋아 죽는다..

그 드라마가 끝이나고 나는 세수를 하고 있는데 화장실로 오더니 아주 아주 진지하게 그런다.

"엄마.. 그런데.. 나는 진명이가 너무 좋고, 햇살이도 좋은데~ (햇살이는 룰루의 단짝 친구다) 햇살이가 자꾸 내 옆에 앉아. 나는 진명이랑도 같이 앉고 싶은데..

나는 햇살이도 좋고, 진명이도 좋아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컥..

벌써 이녀석의 마음속에는 사랑이냐 우정이냐 갈등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었다..

그럼서 얼굴 빨개져서 두 볼을 감싸 안고 뛰쳐 나간다.. --;;

미치 미치...

그리고 어제는...

화장실에서 세수를 하는데 또 룰루가 와서 쫑알 쫑알 댄다.

"엄마. 오늘은 기분 좋은 일이 있다?"

"먼데?"

"진명이가 햇살이한테 결혼하자고 했어. 그런데 그거 장난이야~!!"

허걱..

이건 머냐?

"룰루야.. 결혼은 한사람하고만 하는건데.."

그러자 룰루가 하는 말.

"응. 그래서 빨리 날잡고 결혼했으면 좋겠어."

음.. 아무래도 룰루가 진명이에게 너무 빠져서 진명이의 실체를 잘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거 바람기 있는 남자는 평생을 가도 못잡는단 말이다. 엄마는 그런넘과 결혼하는 꼴은 절대로 못본다!!

"룰루야. 결혼은 한명이랑 하는건데 자꾸 다른 애한테 결혼하자고 하니 아무래도 진명이는 안되겠다. 그치?"

그러자..

갑자리 룰루가 버럭 소리를 지른다.

"그.러.니.까. 내. 말. 이!!

진명이랑 빨리 결혼해야겠다고!

나랑 결혼하면 다른 여자애랑 결혼 못하잖아!!!"

컥....

여섯살에 결혼식부터 올려야 하는겨???

우짜면 좋노...

룰루야~

그넘은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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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_룰루랄라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