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10. 4. 23:23

랄라와 천천히 올라가는 사이 랄라아빠가 후다닥 뛰어갔다가 내려오면서 한마디 한다.

"야! 속았다! 아무것도 볼거 없어!!"

위에 갔더니 있는 거라곤 바로 요것.


저기 가운데 사람이 망에 넣어가지고 있는 것이 아래 매점에서 파는 유황달걀이다.

그래서 랄라아빠가 찍어온 사진으로 대신 구경을 하고, 랄라와는 다시 내려가기로 한다.

그런데 필받은 우리 랄라!

"엄마! 빨리 가자~~!!"


"아냐~ 이넘아! 내려 가자고~!!!"

올라가겠다는 녀석 간신히 끌어내려서 다시 내려왔다.

그리곤 다시 로프웨이를 타고 이번엔 도겐다이 호수로 향했다.

다시 산을 하나 넘어서자 저 멀리 호수가 보인다.


로프웨이에서 내려서면 바로 배를 타는 코스다. 유람선이 몇대가 다니지만 우린 해적선을 탄다.

우리가 탄 유람선은 아니지만, 요것도 꽤 멋져 보인다..


배를 탄다고 신이 난 랄라...

사람들 참 많다. 랄라아빠가 꼭대기로 올라가야 한다고 해서 사람들 속을 헤집고 맨 뒤로 가서 간신히 자리를 잡았는데 알고 봤더니 맨 앞이다. 명당을 제대로 잡았군!


저 멀리 보이는게 뭐시지?
사당인가??

일본식 풍경에 익숙해진 탓인지.. 별로 멋있단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런데 사진으로 보니 멋있네..


배를 타고 한바퀴를 돌아 하코네 마치에 내렸다. 벌써 해가 지고 있다.


이곳은 너무 조용하고 깨끗한 마을이다. 정말 하룻밤을 자고 가고 싶을 만큼..

랄라도 너무 피곤하고, 이제 온길을 다시 갈 생각을 하니 까마득해진다.

그런데 이때가 일본에서도 연휴인 탓에 몇달전부터 예약이 완료됐단다. 랄라아빠가 어떻게든 숙소를 구해 보려고 한국의 여행사에도 연락해 보았는데 결국 못구했단다.

자고 가면 더 좋을텐데...

마침 랄라가 멀리 보이는 오리를 타고 가겠다고 졸라댄다.

랄라아빠는 이제 버스타고 다시 역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바쁘다고 한다. 그래도 여행인데 그정도의 여유마저도 없어서야!!

결국 랄라아빠가 랄라의 성화에 오리를 타러 가기로 했다.

랄라는 신이 났지만..

엄마와 아빠는 패달을 밟느라 지쳤다고.. --;;;


오리를 타고 사진을 찍으니 참으로 멋진 풍경이 나온다.

호숫가에 지어진 빨간색 도리이가 이국적이면서도 동양적인 느낌이 독특하다...






오리를 타고 나오니 버스시간이 애매하군.

유명하다는 삼나무 숲 근처를 배회하다가 버스를 탔다. 그런데 차가 밀려서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다. --;;;;

여기에서 드디어 랄라아빠가 괜히 오리를 타느라고 늦었다고 한소리 한다.

나도 화가 나서 그럼 하룻밤 자고 가면 좋지 않냐고 했더니 "넌 내말은 믿지도 않지? 방 없다고 했잖아!!" 하며 버럭한다.

나도 드디어 너무 빡빡하게 일정을 잡을 랄라아빠에 폭발! 삐져서 버스안에서 고개 획~ 돌리고 앉아 있었다.

그랬더니 랄라아빠가 먼저 "화 내지마~ "한다.

"화내긴 누가 먼저 화냈다고 그래? 당신이 먼저 화 냈잖아?"

그랬더니 "화풀어~~~" 하며 피식피식 웃는다.

하긴.. 여행와서 싸울 수는 없지. 피식 웃고 말았다.

버스안에서 랄라도 잠이 들고, 나도 지쳐서 잠이 들었다.

랄라아빠가 깨워서 일어나니 역에 도착했다. 7-8시쯤인가보다.

랄라아빠가 저녁을 먹고 갈 것인지 묻던데 빨리 집에 가고 싶은 심정이다.

그래서 돌아올 때는 로망스열차를 타고 왔다. 조금 빠르기도(한20분쯤) 하고 전철에 비해 자리가 좀더 편하니까.

집근처에 와서 한국인이 하신다는 한식당에 가서 저녁을 먹었다.

아.. 오래간만에 먹는 밥!

너무 맛있다.

그러나 나는 이번에도 반인분이다..--;

아.. 지쳤다..

랄라의 얼굴이 울긋 불긋하니 상태가 영 엉망이다.

뉴스를 보니 태풍이 올라온다. 허걱..

내일은 비가 계속 온다네.

이래서 내일여행은 가능 할까??

집에만 있어야 하는 거 아냐?

Posted by _룰루랄라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