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랄라는 엄마아빠를 참 심심하게 만드는 아가였다.
뭐 잘자고, 잘 먹으니 편해서 하는 말이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도대체 뭔 생각을 하는지 알수 없는 아가였고, 백일이 되면 옹알이를 한다는데 눈빛을 맞추면 방긋 방긋 웃을줄만 알았지 어 소리 한번 듣기가 힘들었다.
그나마 함박웃음이 너무 예뻐서 좋았지. ㅎㅎ
그런데 룰루는 보채기도 잘 보채지만 그래서 그런지 훨씬 영악하다.
룰루가 가장 기분이 좋은 시간은 오전 10~11시경이다.
잠은 보통 밤 11~12시경에 잔다. 9시쯤부터 바락 바락 악을 쓰고 울다가... --;;
하루 종일 낮에는 안아주거나 젖을 먹이면 그래도 안겨서는 자는 편인데 밤만 되면 안아도, 젖을 물려도, 업어도 소용이없다. 한시간은 기본이요 기분 나쁜날은 세시간을 흔들어주어야 잠을 자기 시작한다.
하루 24시간 중에 딱 두시간 정도 미워지는 시간이다.
그런데 또 웃긴 것은 그 바락바락 악을 쓰는 시간이 지나면 잠을 드는게 아니라 갑자기 조용해 지면서 침대에 눕혀 놓으면 혼자서 바시락 바시락 대면서 놀다가 스르륵 잠을 잔다는 것이다.
영아 산통인 것인지 모르지만 하여간 그렇게 노는 걸 보면 헛웃음만 난다.
그렇게 잠이 들면 어떤 날은 세시간, 보통은 네시간, 또 어떤 날은 여섯시간 동안 젖을 찾지 않고 잘 잔다.
중간 중간 깨긴 하는데 꺠서도 컴컴한데서 바시락 대면서 놀다가 다시 자는 거다.
젖을 안먹고 자는 시간이 조금씩 늘고 있어서 조만간 밤중수유를 끊게 될 듯 싶다.
중간에 깨서 놀때 가만 보면 다시 잠들고, 정 배가 고프면 엥엥~ 해고 조금 운다. 그때 젖을 먹이면 먹고 다시 잠이든다.아침에 오빠와 아빠가 출근을 하고나면 8시쯤부터 선잠을 자는데 그때부터는 엄마가 옆에서 계속 다독여주어야 잠을 자고 10시나 11시경에 완전히 잠을 깨는거다.
그때는 기분이 얼마나 좋은지 거실로 데리고 나오면 머리를 이리저리 휘저으면서 두리번 두리번 구경하느라 정신없다.
뻐꾸기 시계가 울면 고개를 휙~ 돌려서 뚫어져라 쳐다보기도 한다.
또 이때는 기분이 좋아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보면서 옹알이를 시작하기도 한다.
"어~ 어~ 어~"
입을 벙긋 벙긋 해가면서 정말 힘들게 한마디씩 나오고, 씨익~ 웃기도 잘한다.
요때가 제일 이쁘다. ㅎㅎㅎ
지난주에 소파 뒤 벽에 꽃무늬 비즈발을 달아주었다.
원래 훵한 벽에 랄라의 장난감 종이 시계가 두개 달려 있었는데 언젠가부터 룰루가 거길 뚫어져라 보기에 인터넷으로 비즈발을 주문해서 달았다.
또 랄라도 룰루를 위해서 색종이로 비행기를 접어서 벽에 붙여주었다.
룰루가 정말 잘 쳐다본다.
기분 좋은아침시간에 거실에 눕혀 놓으면 비즈발을 보면서 30분 이상은 혼자 논다. 그때를 이용해서 인터넷을 하거나 청소를 하거나 할 수 있다.
랄라와는 어떤 교감 같은 것이 덜했는데 룰루는 교감이 확실히 잘 이루어지는 느낌이다.
동그랗게 뜨고 내 어깨너머로 이리저리 쳐다보는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조금만 더 있으면 더 많은 옹알이로 인사를 하겠지?
참, 지난주 병원에서 룰루의 몸무게를 재었더니 55.2 센티에 5.2키로가 나왔다.
발육표준치를 보면 출생시부터 여전히 하위 25%안쪽이다.
일찍 태어나서 그러니 어쩔수 없지.
그래도 성장은 표준대로 잘 자라고 있으니까 걱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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