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4. 2. 07:49

할머니께서 시골에 내려가시겠다고 선언한 데는 몇가지 원인들이 있었다.

첫번째. 한 3주간 시골에 내려가시지 못했다.

첫번째는 뭣때문이었더라.. 하여간 한주를 걸르시고, 그 다음주는 부산에서 고모 결혼식에 가느라 거의 3주를 내려가시지 못했던 거다.

두번째. 날이 너무 좋아지기 시작했다..

겨울동안에야 어차피 추워서 시골에서도 밖에 나가지 못하니 여기서 룰루와 집안에서 보내는게 훨 따듯하고 좋으셨을 터다. 그러나 따스한 봄날이 찾아오면서 외출이 너무 그립고 집안에만 있는것이 답답하셨던 것이다..

세번째. 새로 드시기 시작한 약의 후유증이 찾아왔다.

부산에 다녀오자마자 아주대에서약을 받아다 드시기 시작했다. 전에 드시던 약을 끊은지 3달정도 됐는데 다시 증상이 시작되서 약을 드시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나에겐 말씀을 안하셨는데 그 약이 후유증이 있던가 보다. 약을 지었던 약국에서 한 사일뒤에나에게 전화가 왔다. 그 약이 어지럼증이 있는데 괜찮으시냐고..

알고봤더니 일주일 내내 두통과 어지럼증으로 시달리셨던 거다. 어디 문제가 있는가 속으로 혼자 끙끙 앓으시면서 시골가서 병원에라도 가야겠다 혼자 마음 먹고 계셨던가보다..

네번째. 룰루가 너무 순했다..

녀석이 아침 10~11시경에야 일어나니 할머니. 아침이 심심하셨던 거다.

시골에서 이시간이면 실컷 일을 하고도 남을거란 생각에 우두커니 있는 오전시간이 너무 아쉬우셨던 거다.

그래서 결국 시골에 내려가게 된 것인데...

이거. 하늘이 날 도와주신 거 아닌가 싶다. --;;

금요일에 랄라와 기차를 타고 내려가셨다.

그런데 버스타러 가시다가 그만 발을 헛딛으셔서 삐끗하셨단다.

발등이 붓지는 않은걸로 보아서 인대가 약간 늘어나신 것 같아서 붕대로 감아 드리고, 일주일간 랄라도 시골에두기로 했지만 둘을 보시긴 무리일 것 같아 랄라는 다시 데리고 집으로 올라왔다.

그런데 금요일 밤 전화가 왔다.

"아가 젖은 가지고 오지 마라."

"왜? 올라오려구?"

"그래. 애 고생시키고 안되겠다. 올라가야지."

왜그러셨는가 했더니..

첫번째. 룰루가 젖을 안먹는다..

냉동모유라서 맛이 달랐는가 보다. 이녀석이 일주일간 단식투쟁을 했단다.

딱 먹고 살 만큼 (평상시의 1/3) 정도만 먹고 말더란다.. 그러니 네시간 마다 먹던 녀석이 세시간마다 젖달라고 낑낑대더라나.

두번째. 다리를 다치셔서 꼼짝을 못하셨다.

그렇다고 룰루가 그리 심하게 보챈 것은 아니나 다리가 불편하시니 이래저래 애보기가 힘드셨는가 보다. 차라리 우리집에 오면 밤에 내가 봐주기라도 하니 그 시간에 쉬실 수 있으셨는데 그야말로 24시간 붙어 있으니 점점 힘에부치셨던 것이다.

세번째. 약의 후유증이 사라졌다.

약을 계속 먹으면 어지럼증이 사라질거라고 했는데 이제 괜찮으시단다.

네번째. 룰루가 아침잠이 줄었다.

시골은 집이 환해서 그런가.. 글쎄 10시까지 자던 녀석이 7시 8시만 되면 눈을 반짝 뜨더라나.

그러니 도리어 애 보는 시간은 더 늘어나신 셈...

다섯번째. 일주일 내내 비가 왔다..

요건 정말 하늘이 도와주신건가 보다.

하필 할머니가 내려가 계시던 일주일 내내 날이 흐리고 비가 왔던 거다. 다리도 불편하시기도 했지만 주말쯤부터는 걸어다니실 만 했는데 계속 비가 오니 시골에 가 있어도 마실 한번 못나가셨던다. ㅋㅋㅋ

어차피 집안에만 있는 것 차라리 애들 있는 수원에 가서 저녁이라도 쉬어야겠다는 생각이 드실만도 했지. ^^

그래서 결국 짐을 싸들고 올라오게 됐다.

올라온다고 하니 아버지도 그냥 데리고 올라가라고 시는 말씀이 또 이러시다.

"아니 와서 밥해주고 빨래 한다고 내려온다더니 도리어 내가 밥을 해다 바쳤다!"

크킄...

랄라아빠가 하는 말은 또 이렇다.

"야. 장모님 안내려가신다고 해도 주말마다 기차표 끊어서 꼭 내려보내드려~!!"

어쨌거나..

아주 바쁘거나 일이 있을때를 제외하고는 룰루가 우리집에서 크게 될 것 같다.

근데 여름에는 골에 가있는게 낫지 않을까?

우리집에는 에어컨이 없으니까 말이다.. ^^

'룰루의 성장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룰루의 열감기  (2) 2007.04.12
룰루의 첫 말은..  (2) 2007.04.09
시골에 간 룰루..  (6) 2007.03.26
오빠가 자전거도 태워줘요~  (0) 2007.03.20
이가 나기 시작했다.  (4) 2007.03.11
Posted by _룰루랄라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