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31일까지 드뎌 우리 가족 여름휴가를 다녀왔다.
가을 여행도 있는데 이번에 제주를 가게 된 것은 아무래도 가을에 남편과 나 둘이서면 유럽을 가는 것에 대해 미안한 마음 때문에 무리를 하게 된 것 같다.
룰루가 아직 어려서 굳이 호텔을 주장했다.
호텔은 그랜드 호텔을 예약했는데 3박에 40만원대로 저렴하다.
거기다가 인당 2만원 상당의 조식권이 하루 두장씩..!
내부에서 간단한 놀거리가 있고, 산책도 할 수 있는 그런 곳에서 룰루와 나는 쉴 생각이었고, 랄라와 랄라아빠만 둘이서 맘껏 구경하고 다니라고 할 생각이었는데..
비행기 티켓에 호텔 예약까지 랄라 아빠가 다 해두고 여행 계획을 세우라고 메일을 보내왔던데 출발 며칠 전부터 일이 터지는 바람에 계획이고 뭐고 세울 틈이 없었다.
그랬더니 랄라 아빠가 알아서 이것 저것 티켓을 인터넷으로 미리 다 예약을 해버렸다.
문제는..
나의 의도와는 달리 무조건 세 장씩 예약을 해 놨다는 것이다.. --;;;
결국 여행 내내 룰루는 끌려 다닐 수밖에 없었다.
으아.. 정말 힘들었다.
이번 여행의 테마는 이색 탈거리, 볼거리 였는데..
정말 다니면서 내내 랄라는 "엄마, 제주에 오니까 정말 좋다." 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녔다.
그와는 반대로...
룰루가 가장 좋아하는 볼거리는 호텔의 폭포 였고,
가장 좋아하는 것은 호텔의 부드러운 침대 보였으며,
가장 좋아했던 탈거리는 엄마의 등짝이었다....
어쨌거나.
이색적인 탈거리는 출발하는 순간부터 시작되었다.
저가 항공사라는 제주항공을 타고 갔는데 뜨아~
비행기를 보는 순간 우리 부부 둘다 얼어붙고 말았다.
저게 경비행기지 여객기냐???
저 대따 큰 프로펠러가 왜그리 살벌해 보이는 건지.
혹시 날다가 떨어지는 거 아니냐 불안한 엄마 아빠와는 달리 랄라는 비행기가 아주 맘에 든단다.
올때도 저 비행기를 타야 한다는 생각에 정말 불안했는데..
정말 올때는 더 했다..
알고 봤더니 오는 비행기는 또 한성 항공이더군.
끝까지 이색 탈거리였다...--;;;
11시경 호텔 체크인을 했다.
방에 들어서자마자 웃통 벗어 젖히고 신이난 랄라.
룰루도 부드러운 침대보가 너무 맘에 든단다..
룰루의 침대보 사랑은 끝까지 이어졌다.. ^^;;
첫째날은 호텔에서 셔틀을 운행하는 함덕 해수욕장에서 하루를 보내기로 했다.
정말 호텔은 가격대비 대 만족이었다.
정원도 어쩜 그리 예쁘게 잘 꾸며 놨는지 호텔에 있는 한식당인 삼다정에서 3일동안 조식을 해결했는데 분수대가 보이고, 한쪽으로는 일본식 정원이 보이는 곳이었다.
거기다가 함덕해수욕장까지 셔틀을 운행하고, 해수욕장에는 호텔 투숙객 전용 샤워시설, 파라솔과 평상, 락커, 그리고 냉장고까지 구비되어 있었다.
얼른 바다로 뛰어 들고 싶어하는 랄라는 옷을 갈아입혀서 아빠와 바다로 내 보내고..
룰루도 데리고 바다로 가 보았는데 바다를 보더니 겁에 질린다. --;;;
결국 모래사장에서 조금 놀다가 그늘막에서 그냥 앉아 놀았다.
근데..
왠지 아침부터 열이 있는거 같다.
제주 출발하기전 일요일부터 오빠가 열감기를 앓더니 아무래도 룰루에게 옮겨 간거 같다.
안그래도 불안해서 해열제를 챙겨 갔는데.. 쯧ㅉ,...
그래도 잘먹고 잘 노는 룰루...
두어시간 놀더니 랄라가 이제 호텔로 돌아가잖다.
고작 두시간 놀려고 왔냐...
호텔로 돌아와서 룰루 열을 재어 보니 38.4도다.
역시 열이 있다..
밤이 문제인데 밤에 열이 많이 나면 걱정이다. 다음날은 일요일인데...
이번감기가 열만 나는게 아니라, 열이 나는 이유가 편도가 부어서 열이나는 거라서 단순히 해열제만 먹여서 될 일이 아니다.
밤 새 자면서 룰루를 계속 확인해 봤는데 열이 38.9도로 올라갔다.
그래도 짜증내지않고 잘 잔다.
새벽녘에 일단 해열제를 먹였다.
근데 이날 룰루가 똥을 안싼다.
걱정스러웠다.
하루 두번 싸는 녀석인데..
다음날 아침.
일요일은 렌트를 해서 돌아다니기로 한 날이다.
이날 아빠가 우도 잠수함을 예약해 놨단다.
한식당에 가서 아침식사를 했다.
전복죽을 시켜줬는데 룰루가 엄청 잘 먹는다.
룰루는 시간되면 따박따박 챙겨 먹여줘야지 배가 고프면 신경질을 부리기 때문에 점심 시간이 어떻게 될지 몰라서 챙겨간 도시락에 전복죽을 챙겨 담았다.
잠수함이 두시 반이다.
그때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아서 가기 전에 룰루를 병원에 데리고 가보기로 했다.
잘 먹고 잘 놀긴 하지만 열이 다시 조금씩 나기 시작했고 아무래도 해열제만으로 3일을 버티기는 힘들 것 같아서, 편도선 약이라도 사가려고 했던 약국에서는 처방전이 필요 하단다. 그래서 시내에 있는 종합병원 응급실로 갔다.
인턴이 룰루를 보려고 하는데 입을 벌리지 않아서 엄청 애를 먹었다.
역시 목이 부은 것 같고, 중이염도 약간 있는지 귀도 벌겋다고 약간의 항생제와 해열제를 처방받았다.
약을 먹이고 우도로 향했다.
그전에 랄라가 말을 타봐야 한다고 해서 승마장을 들렀다.
아빠와 랄라는 말을 타고..
룰루는 엄마 등을 타고.. --;;
폼은 멋지다.
말타기가 꽤 재미 있었던가 보다.
멀리 산책 코스로 천천히 걸어 돌았는데 랄라가 하는 말이 다음에는 빨리 달리는 코스도 해볼 거란다.
음~ 랄라가 뭔가를 도전해 보려 한다는 점에서 흡족했다..
성산 일출봉에 도착.
아직 우도 잠수함까지는 시간이 남았고 온김에 일출봉에 올라가 보잔다.
마침 룰루가 잠이 들어서 룰루와 나는 차안에서 기다리고 랄라와 랄라아빠만 보냈다.
아무것도 모르는 랄라는 저기 가보겠다고 좋아서 출발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여유만만 했지...
뭐 이쯤이야 괜찮지?
그러나 점점 더 억지 웃음이 나온다...
중간에 포기하고 내려올 줄 알았는데 의외로 끝까지 올라갔다 왔단다.
벌겋게 익은 얼굴.
힘없는 브이질...
랄라야.. ㅋㅋㅋㅋ
불쌍하구나.
그러나 아마도 이때 먹은 아이스크림은 세상에서 제일 맛있었지 않았을까??
차로 돌아온 랄라가 헉헉 대면서 하는 말.
"엄마..
그런데..
너~~~무...
멀었어...."
ㅋㅋㅋㅋ
다음으로 잠수함을 타러 갔다.
일단 배를 타고 우도로 향한뒤 우도 앞바다에서 잠수함으로 갈아타야 한단다.
차안에서 곤히 자던 룰루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잠이 깼다.
아니 아기라면 업어가도 모르게 자야 하는거 아닌가?
룰루 이녀석은 어찌 그리 잠이 옅은지...
하루 세시간씩 낮잠을 자던 녀석인데 이렇게 잠깐 잠깐 새우잠을 자야 했으므로 내내 짜증 만발이었다.
이래서 우린 호텔에 있어야 했다구..ㅠ.ㅠ
역시나 배안에서도 하품만 해댄다..
우도 앞바다에 왔다.
그런데 잠수함을 탄다고 좋아하던 랄라가 딴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슬슬 걱정이 된거다.
"엄마, 그런데 잠수함이 들어갈때 눈에 물이 들어가면 어떻게 해..."
"랄라야. 눈에 물 안들어가.."
저 잠수함이다.
그런데 랄라가 자꾸 그냥 가자고 힘을 빼기 시작했다. ㅋㅋㅋ
끝까지 눈에 물이 들어갈까봐 걱정이란다.
이 억지 웃음을 보시라.
저 머리속에는 지금 잠수함이 바다로 들어갈때 눈에 물이 들어가면 어떻하나 하는 걱정이 만발하고 있는 중이신 것이다..
룰루야 아무 생각 없으시다..
잠수함을 타고 바다속으로 잠수시작.
그제서야 랄라가 안도를 한다.
창가에 물고기가 보이기 시작하고..
한참 졸려하던 룰루가 그제야 물고기를 발견했다.
잠깐 동안..
아주 잠깐 동안 혹했다.. --;;
다시 엄마 등짝에 들러붙은 룰루...
잠수함이 바다위로 올라오고 나서 운전실을 배경으로 사진 한장..
다시 배를 타고 나왔다.
그리고 호텔로 돌아왔다.
룰루는 호텔을 너무 좋아했다.
폭포수 보는 재미, 로비에 진열한 테디베어는 룰루가 정말 좋아했다...
그런데 낮잠도 안자고 놀던 룰루 랄라는 어떻게 호텔에 돌아오면 팔팔해지는 것인지.
아그들아.
제발 일찍 좀 자자...
저녁 8시부터 재우려던 건 우리의 바램일 뿐이었다.
결국 룰루를 업고 밖으로 나와서 두녀석을 분리 시키고 나서야 간신해 잠이 들었고..
그렇게 두번째 날이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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