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루는 여러모로 랄라와는 다른 환경, 다른 방식으로 자라고 있다.
랄라는 큰엄마집에 아침 저녁으로 오갔기 때문에 잠자는 시간, 일어나는 시간이 일정했다.
또 내가 피곤하지 않으려고 9시면 어김없이 재웠다.
그런데 룰루는 할머니가 키워주다 보니 좀더 느슨한 환경에서 자라게 된다.
티비도 더 많이 보게 되고, 잠자는 시간도 일정하지 않다.
또 내가 10시에 하는 드라마를 곧잘 보기 때문에 내가 드라마를 보면 자기는 옆에서 딩굴딩굴 대다, 놀다 하면서 11시가 넘어서 잠이 들기 일쑤.
그런데 그런 생활의 변화가 필요해진 것이 랄라의 생활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랄라가 어린이집에 다닐때는 랄라만 들쳐 매고 출근하면 됐으니까 룰루가 실컷 늦잠을 자도록 내버려 두었다.
그런데 랄라가 유치원에 가면서 랄라가 8시 반이면 버스를 타러 내려가야 하는데 룰루만 혼자 둘수도 없고,
또 룰루도 랄라가 일어나는 소리에 같이 일어나서 기상시간이 빨라진 것이다.
또 랄라가 이제 어린이집에서 꼬박꼬박 자던 낮잠시간이 없어져서 취침시간을 빨리 할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으면 분명 너무 피곤해 할 것이기 때문에 취침시간은 늦어도 10시에 잠이 들수 있도록 신경써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집은 이제 할머니가 좋아하시는 연속극 미우나 고우나가 끝나고 9시 뉴스가 시작하는 시간이면 모든 방의 불을 끄고, 할머니방의 취침등만 켜 놓는다.
처음엔 룰루가 티비켜라, 불켜라 엄청 울어댔다.
하지만 하루 이틀, 이게 2주일 정도가 지나니 이제 취침등 밑에서 놀기 시작했다.
일단은 놀고 싶은 만큼 놀게 하다가 책읽어 줄까? 하면 네~ 하면서 좋아하는 책을 꺼내와서는 벌러덩~ 자기가 좋아하는 베게에 몸을 눕힌다.
내가 책을 읽어주면 이리뒹굴, 저리뒹굴 하다가 잠이 드는 거다.
문제는 녀석이 잠이 들때까지~~~ 내가 책을 읽어줘야 한다는 것.
처음엔 룰루가 좋아하는 책을 읽어주고, 룰루가 괜찮다 싶으면 랄라를 위한 조금 긴 동회책도 읽어준다.
거의 30여분을 읽어주고 나면 룰루, 랄라 다 코를 골면 잠이 들어 있다.
빠르면 9시반쯤, 조금 늦어도 10시면 두녀석의 코고는 소리가 들린다.
취침시간을 당기려면 온 식구의 도움이 필요하다.
일단 할머니는 9시 뉴스를 포기 하셨고, 나는 월화요일마다 보던 이산을 포기했다.
고모는 9시면 아이들이 잠들때까지 방안에 들어가서 나오지 못하고,
아빠는 9시 넘어서 집에 들어오게 되면 핸드폰으로 미리 문좀 열어달라고 전화를 하고, 슬쩍~ 들어온다.
처음에는 아빠는 밤늦게 오면 아이들이 보고 싶어서 잠이 막 들려던 아이들을 깨워 놨는데 내가 두어번 신경질을 내고, 또 이산을 포기하는 모습을 보더니 협조적이 되었다. ㅋㅋㅋ
10시쯤면 아이들도 다 잠들거나, 잠이 들락말락한 시간이니 거실에 나와있지도 못하고 방안에 들어가서 영어공부를 하다 잠을 잔다.
여러모로 온 식구들이 바람직한 모습이 되어가는 것 같다.
나도 랄라아빠 공부할때 공부해야 할텐데 아직은 컨디션 회복중이다.
너무너무 피곤하고, 몸에 힘이 빠져서 만사가 귀찮고 그냥 눕고만 싶은걸 어쩌리.
회복이 좀 되면 이제 밤 10~11시사이에는 공부를 해야겠다.
동현맘이 책꽂이를 준다고 했는데 얼른 받아다가 방에 두어야겠다.
룰루가 사랑하는 책 열두띠 까꿍, 사과가 쿵, 너무 커, 뽀로로 시리즈 등을 두면 밤에 읽어주기 좋을 것 같다..
덕분에 룰루 랄라 책을 사랑하는 아이들이 되가는 것 같아 흐믓하다..
내 입은 좀 아프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