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땡하자마자 부랴부랴 집에 돌아갔더니 언니가 와 있다.
내 차를 주기전에 카드와 이것저것 차에 대한 것들을 알려주려고 내가 갈때가지 기다려 달라고 했다.
아침에는 아이들 학교 보내고, 전철타고 왔는데 두시간이 걸려서 11시가 다 되어서야 왔단다.
그때까지 엄마는 어찌어찌 룰루 밥을 먹이고, 설사를 두번이나 해서 간신히 기저귀까지는 갈아주었는데 약은 도대체 먹일 수가 없어서 언니가 올때까지 기다리고 계셨단다. 안그래도 낯선사람을 가리는 룰루가 이모를 보자마자 이모가 그렇게도 싫어하는 약을 붙잡고 먹였으니 하루종일 미운털이 박혔을 것이 분명했다.
언니도 하는 말이 애는 어디 보내면 안되겠다 그런다.
어찌나 예민한지 자기한테 한번을 오지도 않을 뿐더러 자기 있다고 잠도 제대로 못자더라니..
내가 가자 룰루가 나한테 안기더니 조용히 고개를 숙이고 손가락만 만지작 만지작 하고 있다.
애가 왜이러냐 물으니 엄마도, 언니도 이유를 모르겠단다...
평소같으면 내가 들어가자마자 캬~ 소리를 지르며 좋아하던 아이인데 이상하게 조용했다.
그 이유를 나중에서야 짐작할 수 있었던 것이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룰루가 온 방안과 화장실을 다 뒤지면서 나를 찾더란다.
다 뒤지고 다녀도 내가 없자 울기 시작했고 붕어빵 할아버지 온다~(경비아저씨를 말하는데 룰루도 랄라도 이상하게 이 아저씨를 무서워 한다지.. ^^;) 하고 말하자 울음을 뚝 그치고 놀기 시작했다 한다.
아마도 일주일간이나 같이 있다가 갑자기 사라져서 놀랬던가 보다. 그리고 나를 보고 마음에 맺힌 것이 있어 웃지 않고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엇던 것 같다...
어린 것이 엄마가 버리고 갔다고 생각한 것인지..
거기다가 낯선사람이 왔으니 내내 할머니한테서 떨어지지 않고, 잠잘때도 등에 업혀서 자다가 언니가 받아서 눕히려고 하면 번쩍 눈을 뜨고는 할머니한테 매달리더라니... 그래서 할머니 등에서 두어시간을 자고 일어났단다.
하물며 집에서도 언니 한명이 있다고 저러니 상주 할아버지 집에서, 그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곳에 있었을때는 얼마나 불안했겠는지...
녀석이 좀더 클때까지는 어디 친척집에 가서 자고 오는 것은 자제해야지 싶다.
다행히도 룰루는 아침에 설사 두번 한 뒤로 멈췄단다.
그래도 혹시나 몰라 약은 계속 먹이고 있고, 우유도 안주었더니 밤이되자 배가 고파 한다.
그래서 밤 10시에 밥을 좀 더 먹이고 재웠다.
그나저나 녀석은 예민하기도 할 뿐더러 엄청 성깔이 있으시다.
오빠가 맘에 안들거나 엄마옆에 끼고 있으면 달려와서 오빠의 얼굴을 확~ 쥐어 뜯으려 하는데 요즘에는 랄라가 못하게 손을 잡게 했더니 글쎄 이번에는 머리를 확~ 받아 버린다.
그도 안될때는 입을 벌리고 달려들어 콱 물어버리기도 한다지. --;;;;
그나마 다행인게 아직까지는 제대로 할퀴거나, 받히거나, 물린 적이 없어서 랄라가 어이없어 하며 허허~ 웃고 만다는 사실이다.그래서 다행히도 두녀석의 싸움으로까지 번지지는 않고 룰루가 한번 꿈틀~ 해본 정도로 끝이 난다.
하지만 내가 옆에서 "요녀석, 오빠를 물면 안되지! 너는 너는 이제 네살이 되면 엄마한테 혼날 줄 알아!" 하고 말하면 랄라는 "룰루는 큰일 났다~ 네살이 되면 혼나겠다~~~~" 하며 안도를 한다.
그리고 룰루도 옆에서 반응이 영 신통치 않으니 한번 해보다 만다...
할머니도 이녀석의 얼굴을 보면 바늘하나 들어갈 것 같지 않게 야무져 보인다 한다.
도대체가 이녀석의 앙칼진 성깔은 도대체 어디서 나온 것인지 알수가 없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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