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루도 역시나 랄라과다.
말보다는 행동으로 모든 걸 다 표현한다.
그래도 랄라가 하던 모습 그대로인지라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다.
그걸 베이비사인이라고 했었지.
물론 랄라보다는 조금더 수다장이인 편이지만 다른 아이들에 비하면 말이 없는 거다.
어딜 가서 뭘 꺼내 달라고 랄라가 내 손을 잡아 그 물건에 대 주었는데 룰루도 똑같다.
내가 책을 보고 있으면 바닥에 내려 놓으라고 내 책을 가리키고, 땅바닥을 탁탁 친다.
내안경을 벗어서 자기에게 씌워 달라고 내 안경을 가리키고, 자기 얼굴에 쓰는 시늉을 한다.
안경쓰는 시늉이 어찌나 순식간에 재빨리 동작이 나오는지 그걸 보면 나도모르게 깔깔깔 웃게 된다.
물, 엄마, 아빠, 오빠 (거의 아빠도 어빠요, 오빠도 어빠지만..), 멍, 곰, 인형, 싫어, 칙칙폭폭, 까꿍~, 아니야, 맘마, 어부바,여부~(여보세요) 등등 짧은 단어들을 나열하면 꽤 되고, 알아듣지도 못할 말들을 중얼거리긴 한다.
랄라는 할줄 아는 말들은 발음이 정확했고, 부정확한 단어들은 아예 안하는 녀석이었는데 룰루는 발음이 부정확 해도 이것저것 말을 내뱉긴 한다.
전화기를 주면 아주 가관이다.
전화기 붙들고 혼자서 뭐라고 중얼중얼 대는지 혼자서 깔깔깔 웃기도 하고, 한참을 쫑알 대신다.
옛날 랄라가 룰루보다 어렸을 적 사준 곰인형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이젠 너무 낡고 더러워져서 버리고 싶은데 룰루때문에 버리질 못하고 있다.
엊그제는 꼭 버려야지 하고 베란다에 내놨다가 할머니가 룰루와 같이 쓰레기를 버리러 갔는데 룰루가 곰인형을 보더니 꼭 껴안고 주질 않아서 또 결국 다시 들고 오셨단다.
애착이 든 오래된 물건을 버리고 싶지는 않지만 인형은 먼지와 집먼지 진드기를 생각하면 두고 싶지가 않은데 보기 싫더라도 세탁해서 줘야겠다.
요즘은 저녁마다 룰루의 재롱을 보는 재미에 사는 것 같다.
어찌나 애교스러우신지 놀다가도 나에게 별안간 달려들어서 포옥 안기고, 내가 현관을 열고 들어서면 꺄아~ 소리지르면서 달려 나오니 어떻게 사랑스럽지 않을 수가 있을까.
요즘엔 소등을 하고 잠을 자자~ 하면 후다닥 안방으로 달려 간다.
할머니 방으로 가면 잠을 자야 하는걸 알기 때문에 어떻게든 그방에는 안들어가려고 용을 쓰는 거다.
그리곤 문틈으로 불이 켜진 방을 찾아 헤매는데 절대로 할머니 방으론 향하지 않는다.
밤마다 불을 찾아 다니는 것이 불나방 같다. ㅋㅋㅋ
랄라도, 룰루도 어려서부터 밤이면 모든 방의 불을 꺼서 그런지 어두운걸 무서워하지 않는다.
모든 방에 불이 꺼지면 컴컴한 거실과 방을 오가면서 논다.
그러다가 견디다 견디다 무료함을 이기지 못하면 할머니방의 침대(예전에 오빠가 쓰던 자동차 침대는 이제 룰루차지가 됐다)에 기어 올라가서 열두바퀴는 더 뒹굴다가 베개를 끌어안고 잠이 들어버린다.
잠이 드는 것이 그렇게도 아쉬운가보다..
녀석의 잠든 모습을 쓰다듬고, 뽀뽀를 해주고
나도 자러 안방으로 들어가는 시간이 나에겐제일 행복한 순간인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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