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 7. 08:13

룰루의 욕심은 온식구가 다 인정하는 바이다.

그런데도 참 신기하게 룰루는 오빠 것이라 하면 딱 인정을 한다.

한참 12~13개월 무렵이 무조건 오빠것을 다 달라 하고, 뺏으려 하는 시기여서 오빠가 주지 않으면 확~ 할켜 버리면서 오빠에게 보복을 가행했었다.

그무렵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랄라더러 룰루의 손을 꼭 잡아 못하게 해라 했었지.

그때 제일 중요했던 것이 무조건 랄라더러 양보하라 하지도 않았고, 또 무조건 물건을 뺏어서 룰루에게 주지는 않았다.

랄라에게 양해를 구해서 줄 수 있으면 주는 거였고,

못주면 우는 룰루를 달래주고, 룰루가 보복하려 하면 손을 잡아 못하게 막아주었다.

물론 랄라가 양보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랄라에게는 룰루가 우는 이유가 가지고 싶고, 놀고 싶은데 말을 하지 못하는 우는 거라고, 말을 할줄 아는 오빠나 언니들은 울지말고 말로 해야 하는 거라고 얘기해 주었었지.

그래서 랄라에겐 룰루를 이해하게 하고, 또 동생을 본 아이들이 대부분 퇴행 현상으로 울기 시작하는 걸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랄라가 정말 아끼는 것들, 한자 책이나 한자 책들은 양보하게 하지 않았고 룰루더러 "저건 오빠가 제일 아끼는 물건이야" 라고 달래주었다.

그런데 13개월이 지나면서부터 저건 오빠거야~ 하면 울음을 뚝 그치고 다른 물건을 가지러 가기 시작했다.

일단 오빠것이 갖고 싶으면 자기가 시도해보고 안되면 엄마나 아빠나 할머니의 손을 잡고 끌고 간다.

뺏어 달라는 거다.

그게 랄라가 줄만한 물건이면 양보해 달라 해서 주지만 랄라가 줄 수 없는 거다 싶으면 "저건 오빠거야" 라고 말한다.

그럼 신기하게 울다가도 뚝 그친다.

한번은 할머니가 룰루랄라 둘을 데리고 병원에 가셨다가 약국에서 아이들용 비타민 두개를 사가지고 오셨단다.

하나는 룰루꺼 하나는 랄라꺼.

랄라는 어린이집에 다니니 많이 먹지 않고 거의 남아 있었는데 집에 있던 룰루는 자기껄 다 먹어버리고 나자 책꽂이에 있는 오빠것을 탐내기 시작했단다.

어느날 책꽂이에서 오빠의 비타민제를 발견하고 가지고 와서는 할머니더러 까달라고 하는데 할머니가 다 먹어버리면 오빠가 나중에 보고 울거라 생각해서 "이건 오빠거잖니. 얼른 가져다 둬야지!" 했더니 룰루가 그걸 가지고 다시 책꽂이에 올려 놓더란다.

그런데 그냥 놓기엔 너무너무 아쉬웠던지 손을 놓다가 다시 집고, 집었다가 다시 책꽂이에 올려 놓고, 뒤돌아서려다가 다시 집고.. 그렇게 몇번을 하더니 결국 내려 놓고 오더란다. ㅎㅎㅎ

먹고 싶은 것을 그렇게 참을 줄 알다니 참 기특하다.

또 토요일에는 결혼한 고모집에 놀러 갔었는데 고모가 테디베어 인형을 만들어 둔게 있었다.

하나는 곰, 하나는 강아지 였는데 룰루가 강아지를 보고 너무 좋아서 꼭 끌어 안고 있다가 곰을 보더니 곰이 더 좋아 강아지를 내려 놓고 곰을 집으려는데 오빠가 냉큼 잡더니 "나는 곰할꺼야!" 하고는 가져가 버렸다.

내가 보기에도 분명히 룰루가 곰을 더 좋아하는 것 같았는데 오빠가 곰을 잡자 룰루는 다시 강아지인형을 안고 다닌다.

물론 오빠가 곰을 내려 놓으면 얼른 다시 잡으려고 시도는 하였으나 재빠른 오빠가 곰을 놓질 않는다.

아이들이 인형 두개를 다 쥐고 좋아하니 결국 고모가 아이들에게 선물로 주어서 집으로가지고 왔다.

집에 와서 룰루가 인형을 달라하여 할머니가 곰인형을 주니 룰루가 오빠를 가리키더란다.

오빠거라고...

정말 좋아하면서도 차마 집지 못하고 오빠 눈치를 보다가 오빠가 다시 곰을 얼른 들고 가니 자기 강아지 인형을 안고 다닌다.

어떤 물건이든 일단 두손에 쥐어야 하는 욕심장이인데 그래도 오빠것을 인정하는 걸 보면 막무가내는 아닌 것 같다.

그래서 요즘엔 두아이의 트러블이 거의 없이 잠잠해지고 있다.

우리집에 드디어 평화가 찾아오고 있는 거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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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_룰루랄라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