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부터 월요일까지 3박 4일로 경주에 갔다 왔다.
랄라는 기억 못할 테지만 랄라가 경주에 간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아마도 룰루 만할때나 그보다 조금 작았을때 갔다 온 것 같다.
금요일은 랄라 아빠가 출근을 해서 준비를 하고 기다리다가 퇴근 한 후 밤에 출발했다.
되도록이면 룰루 랄라 잠자는 시간에 가서 잠을 자고 노는 것이 낫겠다 싶어 밤에 출발한 것인데 낮잠도 재우지 않은 룰루가 8시면 잠잘 거다 생각했건만 9시 반까지 안자고 버틴다.
졸립긴 한데 잠을 영 못들어서 칭얼 대면서 창밖을 가리키면서 "버~ 버~" 한다.
바로 룰루가 사랑하는 베게를 달라는 거다. --;;
음.. 베게를 가지고 갈까 말까 고민하다가 룰루가 없는 사이 빠는 것이 좋겠다 싶어서 두고 온건데 이렇게 애타게 찾을 줄이야...
결국 내 배위에서 딩굴 딩굴 대면서 베개대신 이불로 쓰는 속싸게를 끌어안고 잠이 든 시간이 10시가 다 되어서다.
12시경 경주에 도착했다.
숙소는 코모도 조선 호텔이다.
연휴라서 그런지 주변 호텔이 다 예약이 마감이 되었다.
대명콘도에서 아쿠아팩으로 묶으려 했는데 마감이 되었고, 마침 코모도 조선호텔 + 대명콘도 아쿠아팩 패키지가 있어서 거기로 예약을 했다.
가격도 현대 호텔이나 그런 곳에 비해 저렴한 편이고..
방은 2인용 침대 하나, 1인용 침대 하나 있는 방이었다.
일단 체크인을 하고 잠이든 룰루를 안고 침대위에 올려 놓고 잠을 자려고 불을 끄고 누웠는데 룰루가 갑자기 또 "버~ 버~~" 하면서 울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어딘가를 기리키면서 버버~ 다.
당장 베게 가지고 오라는 거다.
불을 켜고 룰루를 안고 방안을 보여주었다. 여기가 집이 아니라고...
그러자 둘러보던 룰루는 울음을 그치고 불쌍한 얼굴로 침대위에 있는 다른 베게에 머리를 대고 스르륵 잠이 들었다..
룰루가 베게를 찾은 날은 그날 하루 였는데 호텔 베게가 너무 높아서 룰루가 마음대로 끌어 안고 잘 수가 없어서 밤잠을 좀 설치는 듯 했다.
그냥 룰루 베게를 가지고 다닐 걸 그랬는가 보다.
그런데..
문제는 랄라에게 생겼다.
밤새 이마를 만져 보니 열이나는 거다. 많은 열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또 편도가 부은 것 같았다.
일단 두녀석을 재우고..
룰루 랄라 혹시 침대에서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괜찮았다.
그래도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난 룰루 랄라.
랄라는 아프면 놀 수가 없다는 걱정에 괜찮단다.
열이 아니라 더워서 그런거라고...
내참.
일단 아침을 먹으러 식당으로 내려갔다.
호텔 부페는 그럭저럭인데 가격이 너무 비싸다... --;;
아침을 대충 먹고 난 뒤 룰루 랄라가 어디론가 뛰어가더니 보이질 않아 뭘하나 봤더니만...
에구 두녀석들, 매점앞에 놓인 장난감에 꽂히셨다..
룰루가 눈을 못떼고 바라보는 것은 공모양의 장난감이다..
그러나 엄마 아빠는 패스~!!!
호텔 뒤편의 정원을 한번 산책을 하고...
아무래도 연휴를 즐겁게 보내려면 일단 랄라의 약을 지어오는게 좋겠다 싶어서 경주시내의 이비인후과를 찾아 갔다.
토요일이라서 진료를 할테니 말이다.
이비인후과에 가서 약을 짓고(역시나 목이 부었댄다..) 나오는데 리어카에 딸기박스를 실어둔 아저씨가 "천원 이천원 삼천원~!!" 하고 외치신다.
보니 글쎄 딸기 2KG 한박스가 무조건 1,2,3천원씩이란 거다.
들여다 보니 천원짜리는 아주 작은 것이고 3천원 짜리는 그보다는 조금 큰 것이다.
물론 그것도 작은 것이긴 하지만 먹을 만 해 보이는 것이 3천원이라니 너무 싸고 좋아서 한박스 샀다.
차안에서 한번 먹어봤더니 와~ 그맛이 기가 막힌다.
트렁크에 넣어 두고 호텔로 고고~~
그런데 호텔로 들어가는 길에 룰루 랄라가 하늘에 둥둥 떠있는 기구를보았다.
풍선을 좋아하는 룰루가 좋아서 소리를 지르고, 랄라가 기구를 또 타고 싶다고 하자 아빠가 기구 타는 곳으로 데리고 갔다..
그 앞에서도..
또다시 두 남매가 발길을 멈춘 곳이 있으니..
어딜가서도 장난감만 보이면 발길이 멈추시는군.
기구를 타기전 의기 양양 하게 사진을 찍고.
기구가 두둥실~ 떠 오르자 순간 랄라의 얼굴이 굳어지기 시작했다.
룰루는 커다란 풍선이라고 아주 아주 좋아하셨다. ^^
하늘위에서는 그다지 볼거리가 많은 것 같지는 않다.
지겨워 질만 할때쯤..
기구가 내려왔다.
오전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토요일은 날이 무척 더웠다.
일단 아이스크림으로 더위를 식히자..
그리고 랄라와 아빠는 그곳에 있는 오토바이를 탔다.
랄라가 처음엔 조금 겁을 먹는 것 같더니 아빠랑 같이 탄다 하니 좋아라 타고 출발하셨다.
오빠가 오토바이를 타러 가고, 룰루는 주변에서 이리 저리 돌아다니며 놀았다.
기구가 내려오자 또 풍당~ 풍당~(풍선소리다) 하면서 타러 가자 한다.
에이.. 룰루아. 우린 타고 내려왔잖니..
랄라가 오토바이에서 내려서 기념사진을 찍고..
어떘느냐 소감을 물으니 아주 조금 무서웠단다.
그러나 재미는 우주만큼 땅만큼 재미가 있었단다.. ^^
간단히 숙소 근처로 와서 점심을 먹고..
오늘은 대명콘도에 있는 아쿠아 월드로 가서 노는 날이다.
랄라가 몸이 좋진 않았지만.. 약을 먹고 열이 떨어졌고, 오늘이 아니면 놀수 있는 날도 없고..
랄라가 물놀이를 가야 한다고 자기는 괜찮다해서 일단 아쿠아월드로 갔다.
콘도를 앞에서 볼때는 어디에 아쿠아 월드가 있다는 건가 싶었는데 앞으로 가보니 뒤쪽에 아쿠아 월드가 보인다.
작지만 아이들용 놀이터도 있고, 파도풀도 보인다.
날이 더워서인지 야외도 다 오픈이 되어 있었다.
룰루는 얼마나 야무진지 모른다.
나가자 하니 자기의 썬글라스를 챙겨 쓰고, 모자도 쓰고 ...
차안에서도 썬글라스를 혼자서 썼다 벗었다~ 하는데 내가 "룰루야 너 안경 거꾸로 썼어!" 하면..
"꺼꾸로야~???"
하고는 다시 벗어서 휙~ 돌려서는 제대로 다시 쓰는거다.
너무 귀여우시다. ㅋㅋㅋ
랄라는 저기에 간다고 신이 나셨다..
아쿠아 월드는 꽤 괜찮았다.
작지만 야외에 물도 따듯한 정도라서 놀기 좋았고, 사람도 많은 편이 아니고..
유수풀도 있었는데 룰루가 유수풀을 얼마나 좋아하던지 튜브에 앉아 나올 생각을 안하는거다.
룰루의 튜브가 제일 커서 우리 네식구가 거기에 매달려서 둥둥 떠다녔다. ㅋㅋ
거기에서만 한 세시간을 탄거 같다.
결국 유수풀에서, 튜브를 타고 둥둥 떠다니다가 거기서 그냥 튜브에 머리박고 잠이 드셨다.. --;;
네시쯤 잠이 든 룰루를 앉고 나는 썬베드에 누워서 룰루를 재우고 있었고, 랄라는 아빠랑 신나게 물놀이를 했다.
다섯시 반쯤..
룰루가 눈을 떴다.
그리고...
다시 유수풀로 들어갔다.
실컷 놀다가 나오니 시간이 저녁 7시다.
보문단지 안에 있는, 호텔 앞 고기집에서 고기를 먹었는데 뜨아.. 비싸기만 하고 양이 영 적었다.
룰루랄라가 일단 좋아하시는 갈비를 시키고, 우리는 삼겹살 나중에 먹자 하고
돼지갈비 4인분 + 삼겹살 2인분을 시켰는데 어찌나 양이 적은지 랄라만 먹고 랄라아빠와 나는 입맛만 다시다 만 것 같았다.
갈비가 어디 쪼가리를 가져다가 한 건지 고기가 얇고 부서진 것이 랄라아빠가 척 보더니 아무래도 이집이 양을 속이는 것 같다는 거다.
거기다가 어찌그리 불친절 하신지..
글쎄 불판좀 갈아달라 했더니 아저씨 와서 하는 말이 석쇄에 들러 붙은 검은 것들을 가리키면서 "이건 갈비에서 나오는 거라서 괜찮아요~" 하시는 거다.
아니 그럼 검게 탄 그것들 위에 그냥 구워 먹으란 소린가?
그다음에 돼지 갈비 4인분에 랄라만 배가 부르고 우리는 부족해서 삼겹살 2인분만 달라 했더니 그아저씨 와서 하는 말이 "그럼 판을 갈라구요?" 하는거다.
아니... 그게 뭐 어려운 것도 아니고 보니 숯판 위에 올린 판만 바꾸면 되는 거더만 그건 대체 무슨 똥베짱인건지.
삼겹살도 영 양이 적은 것이 둘이 먹고도 너무 너무 부족했다.
우리식구가 많이 먹는 편이 아닌데 어디가서 고기 3인분, 공기밥 하나로 네식구 다먹고 오는데..
랄라아빠나 나나 고기 6인분. + 밥한공기에 이 이렇게도 배를 주릴수가 있다는 것에 기가 막혀 하면서 냉면이라도 더 먹을래 했더니만 이집에 냉면맛이 맛이겠냐 하면서 그냥 가자 한다.
그런데 계산을 하고 나더니 랄라아빠가 "야야, 빨리 가자!!" 하는거다.
왜그런가~ 했더니만..
계산원이 잘못 계산해서 삼겹살 2인분을 빼먹었단다.
안그래도 그집이 너무 괘씸하던 차에 랄라아빠가 얼른 가자고 해서 나왔다.
그러면서 랄라아빠가 배를 치면서 "아~ 이제야 배부르다~" 한다.
호텔에 들어와서 랄라에게 약을 먹였다.
그런데 여기 약은 왜일케 양이 많은건지 모르겠다.
약도 종류가 다섯 종류나 됐다.
빨아 먹는 감기약 하나, 해열제, 항셍제, 그리고 뭔지 모를 약 두개 더.
양은 또 얼마나 많은지 해열제 11ml, 항생제 11ml, 또다른 약 11ml, 또 저녁에만 먹이라는 다른 약 7ml...
글쎄 약뚜껑으로 두번을 먹고도 시럽이 하나 더 남는거다.
랄라고 그렇게 많은 약은 처음 먹어 본지라 먹고 나더니 속이 좋질 않은지 바로 토해버렸다.
이불위에 토해 버려서 카운터에 전화해서 이불좀 가져다 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랄라는 그날부터 전화만 하면 뭐든 다 해결이 되는 줄 알기 시작했다. --;;;
그날은 룰루 랄라 조용히 잠이 들었다.
룰루 랄라가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별일 없이 잘 자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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