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12. 5. 09:22

1) wmf 냄비세트 질르다..

여행의 도착과 출발이 독일 프랑크푸르트 였다.

이번 여행에 반드시 냄비세트 하나 사오리라 결심했기에 사전에 꼼꼼한 정보 취합...은 못하고, 어디가면 세일 한다드라~ 하는 정보만 슬쩍 듣고 갔다.

결혼한지 10년인데 그동안 냄비세트 두번 갈아치웠는데..

왜 글게 쉽게 손잡이가 빠지고, 바닥이 구멍나고, 찌그러지는지..ㅠ.ㅠ

정말 좋은 냄비세트 하나 사고 싶었는데 진짜 이쁜 휘슬러나 WMF는 기백을 넘어가는게 아닌가.

그러던차에 독일에 가면 진짜로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하니 벼르고 별렀지 .(이거 사기위해 계돈 털어갔다는. ㅋㅋㅋ)

그래서 혹시라도 더 싸게 구입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내가 산 방법은 이러 하다.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카우프호프(KAUFHOF) 백화점에 가면 WMF연중 세일을 하는 곳이 있다한다.

뭐 나중에 사오신 어떤 분 말로는 죄다 정가제이기 때문에 거기서 세일이면 다른곳도 세일인거다 하던데

다른곳은 가보지 않고, 프랑크 푸르트의 카우프호프 얘기만 듣고 우리가 거기로 간 것이고,

간 시점에 세일이었으니 우리가 운이 좋아 세일타이밍을 맞춘 것인지, 연중세일이 맞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갔더니 엑센트 5종세트를 540유로->340 유로로세일 판매를 한다.

옳다쿠나~ 하고 한세트 달라하니 진열품이 마지막 상품이라해서 그거 싸달라고 하고,

양가에 선물로 드릴 헨켈(쌍둥이칼)도 보니까 파이브스타가 3종세트(부엌칼, 과도, 칼가는 것..)가 76 유로.

백화점 들어가기전에 헨켈매장에 갔더니 거긴 74유로던데 2유로차이라서 그냥 거기서 두세트 구매했다.

카드 결재.

여기까지가 다가 아니다.

여기서 싸게 샀다고 좋아라 그냥 설레설레 돌아온다면 바보다..

물건을 사고나서 공항에서 tax를 환급받아야 하지.. tax가 19% 나 붙는다.

이것도 사전에 보고 갔다. ㅎㅎㅎ

환급받는 방법은 공항에서 티켓을 발권 한 후, tax refund라고 써있는 창구가 있다.(아시아나 발권소에서 오른쪽 끝에 위치함)

거기로 바로 가면 안되고 tax refund 옆에 보면 물건을 부치는 곳이 있고, 남자 두어명이 앉아서 도장을 쾅쾅 찍어주고 있다.

거기가서 종이한장 받아 작성하고, 티켓보여주고, 비행기에 실어달라고 보내고, 영수증에 도장을 받는다.

그냥 들고 탄다면 실지 않아도 되지만 냄비 무게가 꽤 되는지라..

그리고 tax refund 하는 곳에 종이를 가져가면 tax를 환급해 준다.

이때 원화로 받을거냐 유로로 받을거냐 묻는데 어떤 사람이 그러는데 원화 환율을 유로보다 더 안쳐준다더군?

그래서 유로로 받으려고 하는데...

이때 남편이 너 미쳤냐? 하는 듯이 쳐다보더니 크레딧 카드로 해줄수 있냐고 묻는다.

그러자 된다는 게 아닌가>? --;;

쳇.. 유로냐 원화냐 묻지 크레딧카드로도 된다는 말 절대로 안해준다.. 쩝..

돌아와서 펼쳐 놓으니 그리 대견스러울 수가 없다지..

밥 안해먹고 냄비만 봐도 배부르다. ㅋㅋㅋ

2) 가끔은 남자보다 미혼인 여자가 더 무섭다..

우리식구는 기차를 자주 탄다.

그런데 가끔은 두좌석 예약했는데 좌석이 떨어져 예약이 되는 경우가 있다.

어쩔수 없이 옆사람에게 양해를 구하고 바꿔달래야겠다 하는데..

남자들은 거의다 자리를 바꿔주는데젊은 여자들은 진짜로 잘 안바꿔준다.

나도애가 움직일때마다 다리에 안닿게 하느라 엄청 신경쓰이지만옆에 아이 데리고 앉아 있으면 아이가 자꾸 물어보는 소리 들릴테고,부시럭부시럭 먹는 거 쳐다봐야 하고, 아이가 움직이다가 신발로 발을 치기도 해서 본인도 불편할텐데 말이지.

유럽에 돌아오는 비행기안에서 생긴 일.

올때 사람이 얼마나 많던지 좌석 3개를 잡는데 1개와 2개로 떨어져서 잡혔다.

그나마도 라인이 네개 뒤쪽으로 둘다 창측 자리.

일단 나와 아들이 같이 앉고, 통로쪽에 앉는 사람에게 자리 좀 바꿔달라고 해야겠다 했다.

그런데 젊은 처자가 온다.

랄라아빠가그 처자에게 정중하게 "저희가 아이가 있어서 그런데 자리좀 바꿔주시면 안될까요? 뒤쪽 창가쪽 자리입니다."

그러자 그 처자 하는 말.

"난 창쪽 자리 싫어하는데?"

허걱..이런 싸가지를 봤나..

네가 우릴 언제 봤다고 말의 뒷꽁지를 잘라 먹냐..

랄라아빠 정말 어이 없는 그 짧은 말한마디에 할말을 잃고 일단 자리를 비켜주었다.

처자, 냉큼 앉는다.

랄라아빠가다시 말했지.

"저기, 저희 아이가 안쪽에 있으니 화장실에 자주가서 불편하실 텐데요."

그러자 쳐다보지도 않고

"괜챃아요.!"

뜨아..

정말 막강하다..결국 랄라아빠는 그냥 뒷자리로 갔다.

그런데 좁은 자리에서 식사를 하는것도 얼마나 불편한지.

그 많은 반찬 들 뚜껑 놓을 자리도 없고, 일일이 열어서 치워줘야 하고, 물잔도 엎을까 조심조심해야 하는데

그 시중을 저 혼자 다 들어주려니 힘들기도 하고..

자리가 얼마나 좁은지 랄라는 피곤해서 곯아떨어지는데랄라아빠와 같이 있으며 아이 다리라도 뻗게 해 줄 수 있으련만

그처자가 있으니 발에 치일까 눕히지도 못하고, 10시간을 의자에 쪼그리고 자게 할수 밖에 없었다.

자다가 불편해서 자꾸 뒤척이는 아들을 보면서 나도 슬슬 열불이 나기 시작..

나중에는 나도 모르겠다 싶어서 가운데에 그냥 눕혀 버렸다.

아들이 다리를 뻗던 말던.. --;;;

또 자가 잠들었다 싶으면 일부러 화장실에 가기도..

왜 말 한마디를 해도 이쁘게 말할 수 있는데..

자기는 화장실 가기 힘들어서 창측 자리는 싫습니다. 하고..

우리가 자기 친구도 아니고, 동생도 아닌데 "난 창측 자리는 싫어하는데?" 그게 뭔지?

말한마디로 그사람의 사람됨을 알수 있는 것일텐데 가정교육을 어떻게 받은 여자인지 정말 의심스럽다.

그 처자는 어디에서도 싸가지 없다는 소리 듣겠지..

자기도 애 낳아서 애데리고 다니면 그 불편함을 알게 될텐데 그때가 되면 까마득히 잊으려나?

3) 난 정말 어찌 그리도 핀트를 못맞추는 걸까..

경상도 남자인 랄라아빠.

진짜로 무슨 이벤트니, 로맨틱이니 이런 것과는 담을 쌓은 남자다.

그런데 가끔 뭔가를 준비하기도 하는데 일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

그런데 그마저도 내가 찬물을 끼얹는 경우가 발생한다.

몇년전 아마도 결혼기념일이었을 거다.

남편이 퇴근길에 회사로 데리러 왔는데 차를 타려고 가니 조수석에 뭔가 있는거 같아 훌쩍 뒷좌석으로 올라탔다.

순간 남편이 움찔 하는 듯 했는데 아무말 않고 그냥 집으로 가는거다.

차안에서 차가 출발하고 나서야 앞좌석이 뭐가 있는건가 슬쩍 봤더니..

허걱...

꽃이 한다발 놓여져 있는게 아닌가.

이래서 랄라아빠는 꽃다발을 전해줄 타이밍을 놓친거고,

나역시 무안해서 말을 꺼낼 수가 없는 그 어색함이 흐르고..

집에 도착해서 주차장에 들어서고 나서야 모르는 척, 왠 꽃다발이야~ 하면서 좋아하는 척 해야 했다지. --;;;

결국 우린 그냥 집에 들어가서 김치찌게에 밥 먹고 말았다...

그런데 이번 여행이후..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면세점에 돌아다닌다고 남편은 랄라와 나에게 아이스크림 하나 들려서 자리에 앉아 기다리라고 하더니 한참을 돌다가 오면서 너무 비싸서아무것도 못샀다 한다.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집에 도착해서 트렁크의 짐을 풀고, 랄라아빠의 베낭도 정리해야지 하고 꺼내는데 어라. 왠 보석상자가 보이는게 아닌가..

안에는 하트모양의 목걸이와 귀걸이가?

순간.. 이거이 내꺼일까, 다른사람의 부탁일까, 이걸 아는 척해야 할까, 말아야 할까 하는데 막 방에서 나오던 랄라아빠가 보석상자를 들고 있는 나를 발견..

"야. 너 왜 그 가방 뒤졌어!"

"그냥.. 짐풀어 줄라고 했지.."

"에잇... 그거 가져!!"

그리곤 방으로 휙~ 들어가 버린다. --;;;

뜨아...

이거 내가 또 찬물을 얹은거 맞지????

Posted by _룰루랄라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