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5. 5. 22:42

점심은 경주에 유명하다는 쌈밥을 먹으러 갔다.

대릉원 근처에 쌈밥집이 많다기에 그쪽으로 갔더니 와.. 또 경주에 놀러온 사람들이 다 쌈밥을 먹으러 오셨는가 보다.

쌈밥집에서 점심을 먹으러 들어갔는데 가격대비 반찬수가 많아서 좋긴 했다.

룰루 이녀석이 밥 한공기의 2/3는 먹은거 같다.

허긴 그렇게 많이 걸어다녔으니 먹기도 해야겠지.

랄라의 소원이 황금을 갖고 싶다는 말에 랄라아빠가 "그래? 그럼 우리 황금 보러 가자~" 한다.

박물관에 가면 신라시대 유물이 있을테니 거기가서 실컷 구경하라는 거다.

그러자 랄라가 묻는다.

"그럼 황금을 살수도 있어?"

"아니, 살수는 없고 구경만 하는거야. 갈래?"

"응! 갈래~"

그래서 우리는 박물관으로 향했다.

박물관앞에서 랄라아빠가 혹시 가진 돈이 있냐고 묻는다.

나는 현찰을 찾아가지고 가지 않았다고..

입장권을 사야 하는데 걱정을 하며 매표소를 갔는데 앞에 붙은 글씨가 이상하다.

"입장권 나눠 주는 곳"

어라? 입장권 파는 곳이 아니고 나눠주는 곳이라?

글쎄 5/1일부터 국립 박물관이 무료로 바뀌었다는 거다.

오호..

내가 대권이 바뀌고 나서 맘에드는 것 딱하나 찾았다.

정말 국립 박물관에서 왜 돈을 받는지, 세금으로 운영하면서 그 세금은 어디 간건가~ 했는데 이렇게 무료가 되었다니 그래도 세금으로 얻는 혜택이 있긴 하구나..


랄라는 금으로 만든 귀걸이, 목걸이 등을 보면서 진짜 예쁘다고 좋아한다.





제일 화려한 금관이다.



그런데 아무래도 랄라는 가질 수 없다는 게 많이 아쉬운 모양이다...



박물관 앞에 나와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룰루는 대체 뭐가 그리도 좋으신 건지..



어딜 가도 무조건 자리잡고 앉아 흙놀이, 돌맹이 줍기에 여념이 없으시다.

무엇보다 유모차를 가지고 가지 않았는데 유모차 생각이 한번도 안났다.

워낙에 잘 걸어다니셔서..



그러고 보면 룰루가 랄라보다 더 단단하다.

랄라는 지친 기색이 역력한데 이녀석은 언제나 쌩쌩~ 이다.

박물관이나 불국사는 랄라가 볼 것이 많겠는데 어떻게 룰루가 더 신이 난건지..


랄라는 지쳐서 쉬시는 중..


그리도 브이질은 여전...



그렇게 벤취에 앉아 쉬는데 옆에 한 가족이 와 앉는다.

그런데 앉으면서 아줌머니가 "아휴.. 여기서 담배피는 사람이 있어."하며 한소리 한다.

우리 옆쪽에 남자들이 서서 담배를 피는데 담배 연기가 우리 자리로 오는 거다.

아주머니가 바로 가서는 "담배 연기 여기로 오잖아요. 피지 마세요!" 하신다.

그런데 그남자들 듣는 건지, 마는건지 못들은 척이다.

안그래도 나나 랄라도 담배냄새가 않좋았는데 그렇게 대놓고 뭐라하는 사람은 아니라서 가만히 있었다.

그런데 랄라가 가만히 입장권의 뒤를 보더니 금연 마크를 보여주면서 "엄마, 여기서는 담배 피면 안되지?" 하고 말한다.

그러자 아주머니가 옳다구나 하면서 "맞아 맞아. 여기선 피면 안되는거야." 하신다.

눈치가 보였는지 조금뒤 그 남자들이 담배를 끄고 사라졌다.

룰루 랄라 잠시 쉬는 사이..

내 가방속에 풍선이 하나 있어서 그걸 불어주었다.

그러자 룰루가 풍선을 바닥에 대고 꾸욱~ 눌렀는데..

그냥 펑~ 하고 터져 버린거다.

룰루가 화들짝 놀라 나에게 달려와서 안기더니 울기 시작했다.

바닥에 떨어진 풍선 조각을 들고서는 정말 안타깝게 바라보신다.

그렇게 박물관 구경하고 나니 4시쯤이다.

차에 태우자 피곤한 룰루가 금방 곯아 떨어지셨다.

랄라아빠는 이대로 강구항으로 가자 한다.

그래서 영덕대게를 먹으러 강구항으로 갔다.

가는 시간은 한시간 남짓 걸린 것 같다.

'그대 그리고 나'로 유명해진 강구항이다..

그런데 강구항에 도착하니 여기에는 또 사람이 그리 많은지...

뜨아~ 이많은 차를 보시라.

주차할 곳도 없고, 차는 밀리고 해서 그냥 중간에 횢집으로 들어갔다.

아저씨가 밖의 수족관에서 대게를 골라서 들어가면 바로 쪄서 내놓는단다.

그런데 우리가 그랜저를 몰고 가서 그런가 대뜸 처음부터 15만원짜리를 내놓고 보여주신다. --;;;



그럼서 5만원,7만원, 15만원이 있는데 15만원짜리가 맛을 비교 할 수 없이 좋다는 거다.

음... 확실히 15만원짜리 보다가 5만원짜리를 보니 크기가 빈약하긴 엄청 빈약했다.

랄라아빠가 전부터 대게 먹으러 영덕으로 가고 싶어했었기 때문에 큰맘먹고 대게를 골랐다.

이렇게 밖에서 바로 쪄서 내온다.

저녁 한끼에 들이기엔 너무너무 비싼 돈을 들여서 고르긴 했는데..




다행히도 룰루가 잠이 들어서 나도 맘놓고 먹기는 했는데 앞에 있는 랄라아빠가 정말 게눈 감추듯이 먹어대는 거다.

"좀 천천히 먹어, 이게 얼마친데 그렇게 빨리 먹는거야?"

"왜? 비싼거는 교양있게 먹어야 하냐?"

"아니.. 비싼데 맛을 좀 음미하면서 먹으라고. 그래서야 맛을 알기나 하겠어?"

"안그럼 네가 다 먹어버리잖아~"

켁...

그럼서 정말 후다닥 후다닥 먹어치운다. 미쳐..--;;

나중에는 룰루가 깨면 주려고 살을 발라 둔 접시를 슬쩍해서 먹기까지...

아마도 한마리 반은 혼자서 먹었을 거다.

나중에 게딱지에 비빔밥을 내 주었는데 하나는 랄라가 맛있다고 먹어버리고,




하나는 룰루가 깨서 거의다 먹어 버리셨다.

결국 나는...

게다리 몇개에 비빔밥 딱 세숟가락 먹어버리고 끝이었다.. -O-

나오면서 랄라아빠가 자기 배를 두드리면서 실컷 먹었단다.

내참 이럴때마다 정말 얄밉다.

자기가 혼자서 후다닥 다 먹어버리고는 나중에 하는 말이 "남아서 할 수 없이 내가 억지로 다 먹었잖아~" 그러는거다.

나는 단지 천천히 먹기 때문에 '여전히 먹는 중' 이건만 자기가 보기엔 '남아서 얼쩔수 없이 먹어야 하는 것'이란다. 크헉...

가는 길은 한시간이었는데 경주로 돌아오는 길은 세시간이나 걸렸다.

그동안 지루해 하는 룰루 랄라 데리고 놀아주느라 참 힘드셨다. --;;

호텔로 돌아와 두녀석을 재우고, 맥주한잔 마시고 잠을 청했다.

한참을 자는데 갑자기 쿵~ 소리가 나더니 에엥~ 소리가 들린다.

아.. 그런데 이녀석이 어디로 간 것이냐.

간신히 컴컴한 속에서 엎어져서 울고 있는 룰루를 줏어서 올려 놓았더니 다시 잠을 잔다.

나도 불안 불안 하면서 잠을 청했다.

또 한참을 자는데 쿵~ 소리가 난다.

룰루인가 해서 옆을 더듬었는데 룰루가 만져진다.

잠시후 침대밑에서 "킥킥킥~" 하면서 웃는 소리가 들리더니 랄라가 주섬주섬 기어 올라오신다.

내참 자다가 떨어진 넘이 웃는구나 싶어 나도 웃겨서 크크크크 하고 웃었더니 랄라가 하는 말.

"아무대도 안다쳤어~"

켁.. 누가 걱정이나 한대니?

엄마도 웃고 있었는데 그런 말을 하는게 어이가 없었는데 그러더니 어느새 잠이 드셨다.

다시 불안 불안..하면서 잠이 들었다.

또 한참뒤..

쿵!!!

에엥~~~~


싸이렌이 또 울렸다.

위쪽을 뒤졌는데 안보인다.

침대 발치 밑을 보니 또 룰루가 엎어져서 울고 있다.

다시 주섬주섬 줏어 올렸다.

그러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스르륵 잠을 잔다. --;;

간신히 다시 잠이 들었다.

잠시뒤..

날 샜다....

밤새 낚시질 한 기분이다. ㅠ.ㅠ

찌뿌퉁한 몸을 이끌고 녀석들 밥을 먹이고, 경주시내에 가서 경주빵을 사가지고 집으로 상경...



오는 길에 대전 언니집에 들러서 점심을 얻어먹고, 아이들 좀더 놀리다가 네시경 집으로 출발했다.

집에 오자마자 룰루는 베게부터 찾는다.

베게 끌어안고 딩굴 딩굴...

경부고속도로가 막힐 것 같아서 네비를 절대로 믿지 않는 랄라아빠가 한번 믿어보자 하면서 최단거리를 찍고 왔는데..

집에 오니까 ..

7시다...

--;;;;;

아마도 다시는 네비 안켜고 다닐 것 같다..

집에 왔는데 랄라가 고기가 먹고 싶단다.

저녁을 챙겨 먹이기엔 너무 늦었고, 짐풀기도 해야해서 집앞 고기집에 갔다.

고기를 열심히 구었는데 조금 먹다가 랄라가 자기는 냉면을 먹겠다 한다.

구워놓은 고기를 한접시 쌓아 놓고 랄라아빠가 집어 먹어가면서 투덜댄다.


"야, 너땜에 또 내가 다 먹어야 하잖아! 살찌는데.. "

투덜 투덜...

으아.. 미쳐.

내가 한소리 했다.

"나. 아.직. 안.먹.었.거.든.!!!"

그제야 접시를 내밀면서 너 다 먹어라~ 한다.

우씨..

며칠만에 첨으로 한접시 실컷 먹고 왔다.. --;;;;

Posted by _룰루랄라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