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의 일이다.
퇴근하고 집에 갔더니 저녁을 먹고 있다.
청국장을 넣은 된장찌게에 상주 할머니가 보내주신 깻잎절임을 어찌나 맛있게 먹는지 모른다.
룰루의 식성은 완전 시골풍이다..
갓 담근 김치, 된장찌게, 깻잎... 요런걸 좋아하니 말이다.
거기다가 국수라면 사족을 못쓰지.
요즘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해달라고 조른다.
지난주 토요일에는 점심에 냉장고에 작은 닭이 있었기에 백숙을 해줬다.
고기를 워낙에 좋아하니까 고기다~ 하고 내어 놓았더니 룰루가 퉁퉁 부은 얼굴로 그러는거다.
"나는 짜장면이 먹고 싶어! 짜장면 먹을래!!"
허걱..
이녀석이 이젠 반찬 투정까지...
그래도 다했는데 그시간에 짜장면을 먹으러 나갈 수도 없고, 다시 할수도 없고..
그래도 먹자 했더니 "싫어! 나는 짜장면 먹을래~~~" 한다.
그럼 넌 먹지 말아라~ 하고 오빠한테만 주었더니 고기 좋아하는 녀석이 바로 달려든다. ㅎㅎㅎ
다음날, 월요일 저녁에는 집에 갔더니 녀석이 국수를 먹고 있는거다.
할머니가 된장국을 끓여 놓았더니 "나는 국수 먹을래!! 국수 해줘!!" 하고 조르더란다.
그래서 결국 국수를 삶아서 된장 국물에 말아서 먹이고 있던 중이다.
이녀석은... 지가 먹고 싶은건 꼭 먹으려고 한다니깐.
하여간 어제저녁은 갯잎으로 맛있게 먹고 나서 한참을 놀더니 8시가 조금넘어서 나한테 와서는..
"엄마!!!'
??
"우리 놀이터에서 조금만 놀다가 오자!!"
"지금은 캄캄해서 안돼."
"우리 1층 놀이터에서 조금만 놀다가 오자~~~!!!"
완전 이녀석 말하는거 보면 세살짜리 같지가 않다니깐...
결국랄라 줄넘기 연습도 시킬겸 해서 두녀석을 데리고 1층 놀이터로 갔다.역시나 그네를 잡고는 신나게 탔다.
1층 놀이터는 큰아이들 용이라서 그네도 큰애들이 탈 수 있고, 미끄럼틀도 계단이없고 아치형의 그물만있다.
슬로프도 일자형이 아니고 원형이고...
그래서 룰루는 미끄럼은 타질 못했었는데..
갑자기 룰루가 그물로 가더니 올라가려 한다.
가서 얼른 잡아주려고 했더니 어라?
이녀석, 아주 능숙하게 그물을 잡고 올라가는게 아닌가???
혹시라도 떨어질까봐 그물 밑에서 손을 받치고 있었는데 이거 한두번 올라가 본 솜씨가 아닌거다.
그물의 간격도 꽤 넓어서 자기 무릎보다 훨씬 높은데 어찌나 잘 올라가던지.
그렇게 꼭대기로 올라가더니 쓩~ 하고 미끄럼을 타고 내려온다.
그러고는 다시 다다다다다 뛰어서 그물로 가는거다.
완전 원숭이가 따로 없다..!!!
그렇게 돌기를 열댓번 정도 했던가?
이녀석 완전 신이나서 쉬지도 않고 올라갔다.
그사이 난 정말 할말을 잃었지.
이녀석이 한 2주전만해도 미끄럼은 탈 생각도 안하더니 할머니와 맨날 놀이터에 와서 살았구나 싶었다.
근데 할머니가 위험하다고 룰루가 올라가도록 두실 분이 아닌데 말이다...
한참을 놀고는 이제 집에 가자고 했더니 룰루는 싫단다.
오빠는 들어간다고 퀵보드를 챙겨 가버리고, 나도 가겠다고 문쪽으로 향했는데 룰루 이녀석은 다다다다다 뛰어서 그물로 올라가서는 한번 내려오고, 또 뛰어가서 내려오고 그렇게 두번을 더 타고 나서야 나를 따라 나섰다.
집에 와서는 할머니한테 그물을 엄청 잘 올라가더라 했더니 할머니 깜짝 놀라시면서 같이 있을때는 거길 올라간 적이 없다 하신다.
가려고 하면 우는 넘 잡아 끌고 집으로 들어오셨다고.. ㅎㅎㅎ
역시나 할머니가 위험한데 거길 올라가게 두실 분이 아니지..
이녀석 그럼 오늘 처음 올라가 본거란 건데 그렇게 능숙하게 올라갔단 말이지.
할머니가 못하게 하는 동안 얼마나 눈으로 보면서 연습을 해댔을지..ㅋㅋㅋ
하여간 노는거 하나는 완전 도가 텄다...
운동신경하나는 타고 난 듯 하니 이녀석이야 말로 운동을 시켜야 할거 같다..!
'룰루의 성장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할로윈 마녀가 되다 (0) | 2008.10.23 |
---|---|
놀이터에서.. (0) | 2008.10.21 |
어휴.. 걱정이다, 걱정!! (1) | 2008.10.15 |
1인 2역 놀이 (1) | 2008.10.06 |
룰루의 드레스 (6) | 2008.09.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