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5일간의 연휴가 시작됐다.
요즘 일이 많이 바쁘지만 어차피 연휴에는 출근이 어렵다.
왜냐하면 애봐줄 사람이 없으니까.
친정엄마는 농번기가 시작되어서 연휴동안 밀린 일들 다 정리하고 오신다고 벼르며 내려가셨다.
랄라아빠는 4일에 출근한다 하고, 1일인 내일은 호준이네 학교 운동회다.
전라도 고성 공룡박람회에 가는 게 몇달 전부터 벼르던 일정이었는데 이래저리 연휴 앞뒤가 많이 짤리게 됐다.
그래도 이번이 아니면 갈 시간도 없고..
룰루가 고성의 공룡발자국 사진을 보면서 "우리도 여기 가보자!" 하면서 몇번 얘길 했다.
어찌 알았는지 그 발자국이 브라키오 사우루스의 발자국이란다...
그래서 내일 랄라의 운동회가 끝나는 대로 멀리 고성으로 출발한다.
대여섯 시간을 운전해야 하는 랄라아빠도 걱정이지만 대여섯시간을 차안에서 버텨야 하는 아이들도 걱정이다.
올라올때는 상주의 시댁으로 들를 생각이다.
거기에 우리들을 내려 놓고, 랄라아빠는 올라와서 4일 출근을 하고 다시 데리러 와달라고 했다.
아이들이 보고 싶다고 성화이신 시부모님께 인사도 드리고,
고성에서 바로 올라오려면 아이들도 힘들테니 중간에 조금 쉬는 것도 괜찮겠다.
우리 룰루가 아주 좋아할거다.
오늘도 룰루는 공룡 다큐를 몇프로를 연달아보다가 잠들었다.
요녀석은 요즘은 BBC 다큐만 본다.
퍼즐 사랑은 조금 뜸해진거 같은데 공룡 사랑은 여전하시다.
요즘은 색칠 공부 와 그림그리기에 열중해서 산단다.
색칠공부도 공룡색칠하기를 더 좋아해서 그것만 사다주게 된다..ㅎㅎ
요녀석이 눈치가 얼마나 빤한지...
엊그제는 룰루의 샌들을 사러 백화점에 퇴근길에 들렀다.
보니 룰루가 한눈에 좋아할 만한 샌들이 있다.
분홍색에, 커다란 리본에, 반짝이는 보석이 달린...
그런데 내눈에 들어오는 샌들은 검은색의 줄무늬에 분홍색 스트라이프 무늬가 약간 있는 프릴이 살짝 잡힌 샌들이었다.
룰루가 좋아할거 같은 건 분홍색...
과연 룰루맘에 드는 걸 살까, 내맘에 드는 걸 살까 고민하다가 어차피 룰루가 보지도 못할 거고~
결정적으로 분홍색 샌들의 발바닥 부분에는 상표가 큼직하게 달려 있는데 샌달은 맨발로 신는데 아무래도 발바닥에 걸릴거 같아 보였다.
내맘에 드는 것의 밑창은 그냥 상표를 찍은 거라서 맨들 맨들했다.
그래서 결국 내맘에 드는 검은색의 샌들을 사가지고 갔다.
당연히 룰루는 좋아했다.
그런데 신겨보니 샌들이 딱 맞는거다.
내년에도 신기려면 한치수 크면 좋겠다 싶어 할머니더러 내일 낮에 가셔서 큰걸로 바꾸시라 했다.
그래서~
다음날 룰루와 할머니가 다시 신발매장에 가게 된 것이지.
역시나..
할머니와 룰루의 눈에 그 분홍색 샌들이 확!~ 들어오더란다.
룰루도 그게 맘에 들어하는 눈치고, 가격도 2천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 할머니가 그냥 바꿔줄까 하는데 매장직원이그러더란다.
어머님이 한참을 보시고, 꼼꼼하게 확인해 보시더니 밑창에 상표가 덧붙여져 있어서 깔끄러워 할거 같다고 그냥 검은색을 사가지고 가셨다고..
그말을 옆에서 가만히 듣고 있던 룰루.
할머니가 "분홍색으로 할래, 아니면 엄마가 골라준 걸로 할래?" 하고 물었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더니 엄마가 사준 걸로 집더란다..
녀석.
엄마의 마음을 헤아린 것이지..
그걸 본 매장 직원도 분명 룰루가 분홍색을 맘에 들어하는 걸 아는데 얘길 들어보더니 검은색을 집는 걸 보고 깜짝 놀라더라나..
이번에 고성여행에선 룰루가 머리속에 무엇을 담아오게 될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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