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루는 그런거 같다..
이녀석의 머리가 보통 비상한 게 아니란 걸 눈치채고는 있었지만 정말 33개월 아이답지가 않다.
이녀석은 어떤 사실앞에서 한걸음 더 앞으로 나아가 생각하는 거 같다.
"왜?" 나 "그래서 어떻게 될까" 라는 원인과 인과관계의 통찰이 있다고 할까....
별거 아닌 사소한 일이라 하겠지만 그것들을 통해 본 룰루에 대한 관찰 결과다.
상황 1 >
외출했다가 들어와서 내가 화장실에 들어가 있었다.
거실밖에서 갑자기 룰루가 외치는 소리가 들리는 거다.
"엄마! 엄마! 나 넘어질거 같아!"
넘어지긴 왜 넘어진다는거야...
왜저럴까 싶어 그냥 슬쩍 소리쳐서 물었다.
"룰루야. 왜??"
"물이 있어서 넘어질 꺼 같아.. 우앙~~!!!"
물이 왜 있지???
이상하다 하며 룰루에게 가봤더니 룰루가 엉거주춤 서 있고 다리사이엔 물이 흥건하다..
"엄마, 쉬할라고 했는데 나왔어. 나 넘어질거 같아.. 우앙...."
아.. 이녀석.
쉬하려다 급해서 먼저 나왔던가 보다.
작년 쉬를 가리기 시작한 이후로 싼적이 거의 없는 녀석인데 오늘은 놀이터에서 놀다 와서 정신이 없었던가 보다.
이런 상황이면 아이들은 "엄마! 쉬쌌어!!" 하면서 울지 않을까?
그런데 이녀석은 쉬를 싸서 그걸 밟고 미끄러질까 그게 더 걱정이었던가 보다....
상황 2 >
엊그제 융건릉에 놀러갔을때다.
룰루 또래의 한 여자아이가 룰루를 따라다니기 시작했다.
키가 비슷한게 같은 나이인거 같은데 말을 제대로 못하는 것 같았다...
어쨋거나 자기랑 비슷한 아이지만 말없이 쫒아다니니 룰루가 겁을 집어 먹었다.
그러자 룰루가 외치는 말.
"따라오지마! 너 내동생 아니란 말이야!!"
켁..
이녀석은 자기가 언니인줄 알고따라다닌다고 생각했던가 보다...
너랑 나이 같은거 같아 룰루야...
그리고 그다음에도 또 따라다니자 이번엔 이렇게 외친다.
"따라오지마! 나 너네 엄마 아니란 말이야!!"
풋...
나름 아이가 자기를 따라다니는 이유를 생각하는 룰루.
33개월짜리가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 걸까?
사실 룰루는 나이에 대한 감각이 거의 없다.
나이 많은 아이들도 무조건 다 친구다.
여섯, 일곱살 아이들과 섞어 놓아도 말하는 수준이나 노는게 거의 차이가 없다.
오히려 같은 네살짜리 아이들은 말이 통하지 않고 동생같아 보인다...
이녀석은 대체 어떻게 키워야 좋을지 걱정이다.
어린이집에 가면..
정말 동생같은 친구들과 어울려야 할텐데.. 어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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