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9. 2. 07:36

며칠동안 랄라는 집에 가자고 졸랐다.

랄라는 집을 '멍아파트'라고 부른다.

엄마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멍아파트가자로 시작하고 집에 들어가면 "멍아파트 가자"하고 하루를 맺는다.

그러다가 어제는 올라오는 날인 줄 알았던지 하루종일 엄마를 기다리며 심술만 부렸댄다.

마침 오현이 누나도 랄라와 마지막날을 놀기 위해 유치원도 가지 않았는데 랄라가 하루종일 심통만 부려대니 누나가 좋아했을까.. 애꿎은 누나만 혼이 났던 모양인지 내가 갔을때 오현이의 얼굴이 퉁퉁 불어있었다.

엄마가 집에 도착하자마자 랄라는 대뜸 "가자!" 하며 현관으로 나선다. 랄라가 제일 맘에 들어하는 빨간 자동차만 현관에 모셔 두고 기다렸다니..

자동차는 이모부가 유럽 출장 다녀오실때 누나를 위해서 페라리 모형차를 사오신 것이다.

랄라는 보통 승용차는 별로 관심없어하고, 조금더 동작이 가능한 특수차만 좋아하는데 이 페라리는 앞범퍼도 열리고, 뒤 범퍼도 열리고, 앞범퍼 안에는 스페어타이어도 들어있는데다가 작은 핸들을 돌리면 앞바퀴가 좌우로 움직이기까지 한다.

그래서인지 랄라가 무척이나 좋아하면서 평소에 그런 적이 없었는데 잘때도 머리맡에 올려두고 잠을 잤다.

그러니 그걸 제일 먼저 챙긴 것..

하는수 없이 1분도 못앉아 있고, 집을 나서는데 트렁크에 짐을 싣고 있으니 랄라가 대뜸 자기 차를 트렁크에 얹어두고 안심했다는 듯이 "됐다!!"하면서 자기 자리로 간다.

그런데 그걸 본 누나가 울기 시작한 것이다. 아무래도 아빠가 자기를 위해 사다준 것인데(평상시엔 안가지고 놀지만..) 랄라에게 뺐기게 됐으니 당연히 속상했겠지. 결국 자동차를 꺼내어 다시 오현이에게 쥐어 주었는데 이번엔 그걸 본 랄라가 울기 시작한다.

그냥 출발했다.

랄라는 뒤에서 빽빽 울어대고, 할머니께서 달래주면서 "집에 자동차 많잖아" 했더니 랄라가 울면서 하는 말..

"멍,아파트 집에 없어~!!!"

--;

페라리는 집에 없다는 말이다.. 쩝..

"아빠가 많이 사다 줄거야"라며 달래주는데 고속도로에 올라와서도 울기만 했다.

한참을 울더니 울음을 그치고 하는 말!

"아빠, 집에 왔나 가보자!!"

거참.. 도대체 저런 말들은 어디서 쑝쑝 튀어나오는 건지.

집에 무사히 도착하니 랄라가 집이 심하게 그립긴 했는가보다.장난감들을 모조리 꺼내놓고 이것하며 놀자, 저것하며 놀자 계속 놀자한다.

나중에 언니에게서 전화가 왔는데 내가 화장품을 놓고 왔댄다. 택배로 부치면서 페라리도 같이 부쳐준다고..

와..

랄라가 택배를 풀어보면 무진장 좋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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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_룰루랄라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