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단어만 나열하던 랄라는 지금이 바로 언어폭발의 시기다.
이제의 의사표현에 더불어 생각도 하고, 그 생각을 얘기하기도 한다.
밖을 보면서..
"엄마~ 비 안와! 비 안와~"
"그러네? 비가 이제 안오네?"
"비, 말타고 갔어~"
와... 비가 말타고 갔다니. 그런 말은 어디서배운 걸까?
랄라와 하꼬네에서 배를 타고 맨 꼭대기층에서 호수를 내려다 보는데 랄라가 묻는다.
"엄마! 엄마! 물고기 어딨어?"
"그러게, 물고기가 어디 있을까?"
"물 속에 있어!"
"아 물속에 있구나.."
"엄마! 엄마! 물고기 어떻게 잡아?"
"어떻게 잡지?"
"아저씨가~ 낚시로 잡아~"
"아~ 낚시로 잡는구나~!!"
"엄마! 엄마! 아저씨가 어디서 잡아?"
"어디서 잡지??"
"저 밑에~ 내려가서 잡아~" (우리가 꼭대기층에 있으므로 하는 말이다.)
"아~ 그렇구나~"
오.. 낚시로 잡는거는 어찌 알았을까? 궁금했는데 나중에 할머니에게 말을 하니 유선 방송에서 낚시 채널을 본댄다..ㅋㅋㅋ 내가 물고기를 보여주기 위해 채널을 돌리다가 간혹 잠시동안 고정시켜주는 적이 있었는데 랄라가 할머니랑 있을때 틀어달라고 했던가 보다.
어제는 동현이네 차를 타고 가는데 가로등이 보인다.
랄라가 "엄마~ 불! 불!"하고 가르키기에 "아저씨가~ 랄라 길 잘 가라고 켜놨네~" 해줬다.
그런데 밤에 자려고 안방에 누웠는데 밖의 가로등 불빛이 비쳐 침대 머리맡에 조그마한 창을 드리우고 있다.
랄라가 그걸 보고 벌떡 일어나더니..
"엄마! 엄마! 불!!"
"그래. 가로등이네.."
"아저씨가~ 사람들이 가라구~~~"
'맞아, 맞아, 사람들 지나가라구 켜놨네~"
사람들이란 표현은 또 어디서 나타난 걸까?
난 분명히 랄라 지나가라구 라고 말해줬는데..
화요일 저녁, 피곤한데 랄라가 골프를 치자고 채를 들고 온다.
조금 쳐주다가 랄라가 이제 좀 쉬자~ 하고 소파에 앉기에 나도 잘됐다 싶어 소파에 앉았다.
금새 또 같이 치자 하기에 꾀를 내어 랄라에게 우리 낚시하자! 했다.
첨에 뭔소린가 하던 랄라..
엄마가 소파에 앉아 바닥을 향해 골프채를 드리우자 금새 엄마가 뭘 하는지 알아차린다.
바로 소파를 가르키며..
"엄마! 엄마! 이거 배야~ 배!!"
그래서 우린 앉아서 낚시 놀이를 했다.
상상으로 물고기를 잡고, 집어 던지고..
그러다 랄라가 낚시대를 소파 바닥에 끼우고 뭔가를 막 설치하는 시늉을 한다???
가만 보니 아저씨들이 낚시대를 바닥에 세우고 고정시키는 걸 흉내내는 것 같다.
이녀석 낚시 채널을 본다더니 그런 것도 본 것 같다..
하여간 이제 랄라의 머리속은 내가 예측할 수 없는 것들로 가득한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