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10. 31. 12:28

금요일, 랄라아빠가 돌아왔다.

1시 비행기로 떠난다 했으니 저녁 6시경이면 도착할 듯하여 일찍 퇴근하여 갔더니 랄라가 낮잠을 자고 있다.

일어날 시간이 된 듯해서 "랄라야~ 우리 아빠 오나 안오나 나가 볼까?" 하고 귀에 살짝 얘기 했더니 글쎄 벌떡 일어난다.

조금 추워서 유모차에 태워 이불을 돌돌 말아 집앞으로 나왔다.

10여분을 기다렸을까?

택시가 아파트앞에 와서 서고, 랄라아빠가 내리는 것이 보인다.

"안녕히 다녀오셨어요~"를 하기로 미리 약속을 했던만 그냥 비실 비실 웃기만 하더니, 아빠가 택시에서 커다란 박스를 꺼내자 첫말이..

"아빠, 뭐 사가지고 왔어요??"

ㅋㅋㅋ

그 박스가 지껀 줄 아는 건지, 집으로 들고 오자 그거부터 풀어보잰다.

박스를 열고, 카시트가 나왔다. 이건 이제 네 것이라고 했더니 좋아한다.

아빠의 짐을 풀자 이것저것 과자,초콜렛,막대 사탕이 줄줄이 나오자 랄라가 좋아서 어쩔 줄 몰라한다. 모두 자기 장난감 카트에 실어놓고 여기로 갔다가 저기로 갔다가..

아빠가 거기에다가 기차까지 사가지고 왔다.

그러다 휴대용 작은 플레쉬를 발견하더니 랄라가 너무너무 신기해 한다.

불이 켜지는 것을 보고 눈이 동그래 지길래 불을 끄면 더 잘보인다 했더니 거실불을 끄고 벽에다 대어 보더니 "이게 햇님이야~" 한다.

사실 기차보다도, 과자보다도 플레쉬가 더 좋은가보다. ^^;;

랄라는 시골 갔다 온 사이 말이 부쩍 늘어서 적응이 안된다. 말을 따박따박 하려고 해서 그런지 술술 나오는게 아니고, 천천히, 그리고 한 문장이 한참 쉼표를 찍다가 완료 된다.

플레쉬를 가지고 놀다가 모조리 분해 놓고는 하는 말..

"아빠가, 고쳐줄, 테지....... 요!"

존대말도 얼마나 우습게 하는지 모른다.

"이거는, 저기다, 놔야지............요!"

"엄마가, 해야지...................요!"

그런데 카시트보다는 박스가 더 맘에 드는가보다. 박스안으로 들어갔다, 나왔다 하며 논다. 주말내내 박스를 끌고 방안으로, 거실로 다니면서 드러누워도 보고, 이불 덮어 달라하고, 장난감 죄다 들여다 놓고.. 너무 잘 놀아서 버리질 못했다. ^^;;

주말내내 오래간만에 집에서 세식구가 딩굴댔는데 한참 시골에서 뛰어놀다 온 랄라는 심심해서 죽겠는가보다.

나중엔 할머니랑 시골가고 싶다고 중얼중얼 댔다... ^^;;;

말썽이 하도 심해져서, 랄라아빠가 "아빠 일본 가야겠다!" 했더니 랄라가 쪼르르 달려가면서

"나두, 일본, 갈래!"

"아빠랑, 랄라랑, 두개, 일본, 갈래!"

"그럼 엄마는 ??"

"엄마는, 맘마, 먹고, 있어~"

그리곤 내 옆에 와서 얼굴을 비스듬히 쳐다보면서, 머리를 쓰다듬으며,

"맘마, 먹고, 있어~ 예쁘다~"

그런다. 정말 뒤집어 지겠다..

랄라가 하루에도 열두번씩 묻는 말이 있다..

"엄마! 이거는, 누구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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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_룰루랄라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