랄라는 아직 두발자전거를 타지 못한다.
보조바퀴를 떼어 주었더니 아주 겁이 나서 시도조차 못하시겠는가 보다.
내가 좀 뒤에 잡아주면서 연습을 시켰으면 좋겠는데 이넘의 룰루때문에 랄라는 봐줄 수가 없다.
오빠가 두발자전거를 가지고 나가면 룰루 이녀석도 보조바퀴를 단 큰 자전거를 끌고 나가겠다는 거다.
룰루의 자전거는 사촌누나꺼를 물려 받은 건데 사실은 랄라에게 주려고 했던 거였다.
그런데 그 자전거가 낮은 거라 랄라에겐 너무 작은 거다.
그래서 룰루나 타라고 보조바퀴를 달아주었더니 오빠는 건드리지도 못하게 하네.
내년부터나 타면되겠다 했는데 이녀석이 보조바퀴를 달자마자 자기가 타겠다고 하더니 어라~ 잘 끌고 다닌다.
그런데 문제는 아직 브레이크 거는 법이 미숙하여 너무너무 위험하다는 거다.
약간의 비탈진 길을 내려갈때는 마구 내려갈텐데 내가 얼마나 불안한지 모른다.
브레이크를 걸긴 하는데 위급한 상황에서는 순발력 문제인지라 아직은 꼭 옆에 붙어 다녀야 한다.
그러니..
랄라는 엄마가 봐줄 수가 없는 상황이 되는거지.
룰루 요녀석이 문제라니깐.
그냥 세발자전거 타고 나가면 될거 아냐..!!!
그래서 보조바퀴를 뗀지 두어달이 되도록 랄라는 아직 연습조차 제대로 못했다...
그런데 아파트에는 아이들이 저녁무렵이면 자전거 부대로 이동한다.
아이들이 이리저리 쌩쌩~ 신나게 달리는데 랄라도 아마 조금은 부러웠을 거다...
어제밤에는 왠일인지 "엄마, 우리 자전거 연습하려가자!" 하고 먼저 말을 꺼낸다.
이녀석이 자존심이 좀 쎄서 남들 앞에 미숙한 모습 보이는 걸 아주 싫어한다...
아마도 쌩쌩 연습을 한다음에야 자전거 부대에 합류할거다.
그래도 먼저 연습하자고 하는 것이 갸륵하여 일기도 안썼고, 밤은 9시가 넘었지만 그러자 했다.
그러자.. 역시나 룰루 녀석!
자기는 네발자전거를 가지고 가겠단다..
이녀석아, 너땜에 오빠는 연습 못하잖아...
어쩔수 없이 자전거 두개를 끌고 놀이터로 나갔는데 역시나 룰루때문에 나는 룰루 옆에 붙어 있을 수밖에 없었고, 랄라는 다시 혼자가 됐다.
그러자 거기에 나온 현호 형제..
한명은 7살, 한명은 초등 5-6학년 정도다.
현호가 초등고학년인데 랄라를 아주 좋아한다.
그래도 랄라가 동네 아이들에겐 인기가 좋다. 여자아이든 남자아이든...
착하고 순하니까. 머 좀 순한 아이들은 좋아하는 거고, 영악한 아이들은 쉽게 보는거다. ㅋㅋㅋ
문제는 랄라가 좋아하지 않는게지.
여튼간 현호가 보더니 랄라에게 자전거를 가르쳐 주겠단다.
옆에 바짝 붙어서 어떻게 하는가 봤더니 일장 연설 중이시다.
"랄라야! 긍정적으로 생각해야해.
부정적인 생각일랑 버려!
너는 할 수 있어!
나는 할수 있다고 생각해.
부정적인 너는 버려!"
그리고...
현호의 동생 녀석은 말이다.
"랄라야! 자전거는 이렇게 타는거야! 이렇게~ 쑹~~"
하면서 랄라의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며 시범을 보여주신다...
그러니까..
형은 랄라의 어깨를 붙들고 나란히 걸어가며 연설중이고, 동생은 시범을 보여주시고...
다 좋은데 말이야...
그럼 랄라는 언제 연습하니???? --;;;;
형에게 거의 20여분간을 잡혀서 연설만 들은 랄라는...
자전거에 5분도 못 앉아 봤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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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엄한 룰루만 자전거 신나게 타고, 지쳐서 집으로 들어가 버리고~
룰루를 들여보내 놓고 나서야 자유의 몸이 된 엄마가 랄라의 자전거를 잡아 주었다.
내가 자전거를 잡아주고 달려가자 현호가 달려오더니 그런다.
"아줌마, 아줌마...
그렇게 가다가 몰래 손을 놓아야 해요! 손을 놓아야 해요~!!"
그래.. 아줌마도 알아.
그런데 말이야.
지금 그말을 랄라에게 다 듣도록 크게 말하면 어쩌라구~~~~~~~~~~~
조금만 빨리 달려도 무서워 무서워~ 너무 빨라~~를 외치던 랄라는..
엄마가 손을 놓은 줄도 모르고 20여 미터를 달리셨다.. ㅎㅎㅎㅎㅎ
정말 도움 안되는 현호 형제..--;;;
하지만 너희들의 그 정성은 잊지 않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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