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집 그녀는 아빠를 아주 아주 싫어 하신다.
아빠 좋아 않좋아 하고 물으면 즉각 "싫어!" 하고 대답해서 아빠를 좌절시킨다.
물론 아드님도 그렇다.
아드님은 숙제시킬때는 무진장 싫어하시다가 아빠가 '회식한다, 같이가자' 하면 급변하여 고목나무에 붙은 매미마냥 찰싹 달라붙어 따라간다.
지난 토요일, 아빠는 회사에서 등산을 갔다.
아빠가 아침에 사라져버리자 두녀석이 한 세시간쯤 지나서야 묻는다.
"엄마, 근데 아빠는 어디갔어?"
"응, 산에 갔어."
그러자 아드님 하시는 말.
"룰루야. 아빠 없으니까 조용하고 좋지?"
컥.. 아빠가 얼마나 시끄러웠다고.
"응!"
즉각 나온 딸램의 대답.
내참.. 아빠가 얼마나 아이들에게 신용을 잃었으믄...
아이들을 데리고 놀이터에 갔다.
놀이터에가자마자 딸램의 요구사항!
"엄마! 담다리 잡아줘!!!"
헉...
예전 같았으면 잠자리를 무서워 하는 내색을 감추려고 잡으려는 시늉이라도 했던 나다.
잠자리를 찾아서 천천히 천천히 다가서서 일부러 날라가버리게 하고는 "아이고.. 룰루야. 잠자리가 날라가 버렸네~"하며 안그런쳑 했던 나.
그러나 이미 볼짱 다 본 사이 아닌가?
"룰루야.
엄마는 잠자리가 무서워서 못잡아."
솔직히 말하자 룰루.. 얼굴에 실망이 가득이다...
"할머니는 다가가서 꼬리를 확~ 잡는다?"
"그래?"
어쩌냐.. 엄마는 할머니처럼 용감하지가 못하신걸...
잔뜩 실망한 룰루가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데 아빠가 돌아왔다.
"온김에 룰루 잠자리나 잡아주고 들어가라."
그러자 아빠, 나무위에 잠자리가 대여섯마리 앉아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나무가 높아서 내 손으로는 절대로 못잡는다고 했던 곳인데 역시 아빠가 키가 크니 잠자리를 순식간ㄴ에 한마리 잡아챈다.
룰루에게 주자 룰루가 아주 좋아라 하고 순식간에 놀이터에 놀던 아이들이 다가와서 너도나도 잡아달란다.
그런데 한마리는 나무 꼭대기에 앉아서 랄라아빠의 손이 닿질 않았는데..
갑자리 랄라아빠가 점프를 하더니 휙~ 잡아채는게 아닌가.
그걸 본 아이들.
"와~!!!!!"
하면서 함성을 지르고, 미끄럼틀위에서 아빠가 오거나 말거나 신경쓰지도 않던 랄라의 두눈이 휘둥그래졌다.
두눈은 댕그렇고, 입은 "오~~!!!"하고 벌린 채로 말을 못하는 것이 마치 아빠가 휙~ 슈퍼맨으로 변신해버린 듯한 표정이 아니신가?
물론 룰루의 두눈에는 갑자기 하트가 반짝반짝였음은 당연한 일이고...
아빠는 잠자리 두마리를 잡아주고는 다시 점심약속이 있다고 휙~ 떠나버리셨다.
갑자기 왔다가 휙~ 가버리신 아빠.
그러나 그 아빠의 여운은 길고도 강렬하였으니...
낮은곳에 잠자리가 하나 앉아 있길래 랄라를 불러서 한마리 잡게 해주고~
집으로 들어왔는데 두고 두고 룰루가 그런다.
"아빠는 담다리 잘 잡아~ 아빠는 휙~ 뛰어더 잡을 뚜 이떠!!!"
녀석, 갑자기 아빠가 좋아진게냐?
고작 잠자리 한마리 때문에?
두녀석에게 물었다.
"룰루, 랄라야, 그래도 아빠가 오니까 잠자리도 잡아주고 좋지?"
"응!"
"응!"
아.. 단순한 녀석들.
그런데 룰루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오빠를 보더니 그런다.
"오빠는 응~ 안해도 대잖아.
담다리는 나만 잡아주고 오빠는 담다리 오빠가 잡았잖아?
그러니까 응~ 안해도 대지!"
컥..
모든것의 기준은 잠자리인게냐?
잠자리를 수조에 담아 자랑스럽게 들어와서는 잠자리를 열심히 들여다 보고 곤충도감에서 잠자리편만 한참을 본 두녀석..
룰루가 잠자리편을 펴자마자 묻는다.
"엄마는 담다리가 무서워?"
--;;
그래.. 솔직해져야지 이제와서 숨겨서 머하겠니...
"으..응......."
그러자 딸램의 입에서 나온 충격적인 한마디!!
"엄마는 ~
겁땡이야~~!!"
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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