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1. 19. 07:46

요즘 랄라가 있는 바다반 친구들이 한글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아니 시작한게 아니고 한글을 읽는 아이들이 40%정도 된단다.

그래서 그런지 엄마들끼리 학습지 뭘 시키는지, 집에서 어떻게 가르치는지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기 위한 메일을 주고 받곤 한다.

그중 승훈이엄마는 교육방법이 나와 비슷한 면이 있다.

이곳 저곳 데리고 다니면서 체험을 주로 시켜주고, 느긋하게 지켜보는 스타일.

그런데 이제 승훈 엄마도 조금 걱정이 되기 시작했는가 보다.

동생이 있다보니 승훈이만 붙들고 가르쳐 줄 여력이 안되니 학습지라도 시켜볼까 해서 알아보셨단다.

나도 한번 도대체 학습지가 어떻길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몇개 학습지에 상담신청을 해보았다.

일단은 재능부터.

랄라는선생님 온다하니 좋아서, 오시자마자 책상을 펴주니 그 앞에 떡~ 하니 자리잡고 앉는다.

보자마자 "똑똑하게 생겼다~"라고 말씀하시면서 이것저것 교재들을 보여주시던데 그중에서 무슨 피자 씨리즈가 있단다.

뭐 얘처럼 아이큐 150이 넘는 그런 아이들은 이런 걸 하는게 좋다고 그걸 자꾸 권하시는데

아니 랄라가 아이큐가 얼마가 되는지 나도 모르는데 그런 소릴 하나?

아마도 그렇게 입바른 소리를 해서 엄마 기분을 띄워주면 혹해서 하지 않을까 하는 상술이 아닌가 싶어서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그리고 혹시 그게 더 비싼거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고.

일단 한글과 수학을 해보려고 상담받고, 간단한 테스트를 받았다.

하시면서 계속 "와.. 대단하다. 정말 잘하네요~" 하는데 솔직히 그것도 딱 순수한 칭찬으로는 보이지는 않는다.

한글도 가르치진 않았지만 지금 자음과 모음의 조합을 대충 감을 잡기 시작하는 중이라서

어떤거는 잘 쓰기도 하고, 읽기도 하는데 물어보면 또 대답을 못하는 것도 있고~

봐서는 이거는 할수 있을 거 같은데 이상하다는 듯이 고개를 갸우뚱~ 갸우뚱~

수학을 하는데랄라가 잘 하기는 하지만 앞으로 숫자세기를 해도 하나둘 세는 것보다는 묶음으로 세어야 한다고 앞으로는 그런 훈련을 할거라고 한다.

글쎄..

내생각에는 굳이 그런 것까지 가르치는 것보다는 자꾸 하다보면스스로 그런 이치를 터득하는 것 아닌가?

덧셈을 해도 손가락으로 하는 덧셈이 아니고 한번에 탁탁 나와야 한다고 하는데..

그것도 내가 어려서 생각해 보면 처음엔 손가락으로 하다가 계속 해보면서 요령이 생겨서 쉽게 하는 법을 터득해 가는거지..

그런데 아이가 하려는 걸 막고 자꾸 훈련으로 하려다 보면

내가 낸 답이 마치 답이 아닌 거라는 느낌을 받을 것 같아서 이래서 아이가 흥미를 잃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요즘 랄라도 자꾸 수를 반복하면서 한눈에 몇개는 세지않고 알기도 하고,

덧셈도 손가락 세지 않고 속으로 세어서 답을 내는 중이다.

이게 가르쳐서가 아니라 스스로 터득해 가는 중인데..

난 혹시나현재 상태에 대한 진단과 지금의 호기심을 충족시켜주고, 더 큰 것들을 보여주길 바라고 있는데

역시 진도체크 위주인 방문선생님께 바라기엔 무리였던가?

교재도 랄라아빠가 보더니 맘에 안든단다.

현재랄라의 학습 상태를 보면 단순한 흥미유발이 아니라 원리를 알려주는 것이 더 낫겠다 싶은데

원리에 대한 이해 보다는 일단 아이의 눈을 현혹시키고,

엄마가 보기에 진도를 높이기 위해서 훈련과 외우기로 진도를 나가는것 같다는 인상이다.

일단은..

학습지를 추천하지 않는 이유가 이래서구나 라는 걸 알게 된 것으로 좋지뭐.

안그랬으면 어렵다 싶을 때마다 계속 학습지라도 시켜볼까~ 하는 고민을 하게 됐을 테니 말이다.

어쨋거나 돈 드는 것도 아니고 다른 곳도 한번 알아보긴 할 생각이다.

보고 그쪽도 마찬가지다 싶으면 다른 엄마들이 추천하는 놀이수학쪽으로 알아봐야겠다..

Posted by _룰루랄라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