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의 e지식채널 방송분중 대한민국에서 '초딩'으로 산다는 것 이라는 방송분이 많은 공감을 주고 있다.
어제 잠시 보았는데...
랄라가 크면 절대로 학원으로 돌리지는 않겠다 다시한번 다짐한다.
http://flvs.daum.net/flvPlayerOut.swf?vid=pqxNOd8ffZk$
그런데..
어제아침의 일이다.
6시에 일어난 랄라가 "엄마, 오늘은 언제 올꺼야? 나 엄마가 보고 싶으면 어떻게 해?" 하면서 어린이집에 가기 싫은 내색을 한다.
요즘 며칠째 랄라가 어린이집 가기 싫은 눈치를 보이는데 확~ 짜증도 나고, 이제는 포기할 때도 됐는데 아직도 네 인생을 모르는거냐 싶어서 "너 또 찡찡댈라고 그러는 거지! 그럼 엄마 너랑 말 안할거야!" 하고는 대꾸도 하지 않았다.
옆에서 말을 계속 걸던 랄라는 내가 못본척, 못들은 척 하자 슬쩍 다른 얘기로 돌려버린다.
회사에 와서 위의 동영상을 보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랄라가 어린이집에 가기 싫은 것과 초등학생들이 학원 가기 싫은 것이 차이가 있을까...?
어른의 입장에서 아이에게 선택의 여지 없이 강요만 한다는 것은 똑 은 것 아닌가??
이제까지는 한번 집에서 쉬면 계속 쉬겠다고 할지 모른다 싶어서
어떻게든 어린이집에 데리고 갔는데 생각을 달리해야 하나 싶었다.
지금도 랄라에게 선택의 여지를 주지 않으면서.
초등학교에 가면 선택을 하게 해주겠다고???
이건 아니다 싶다..
어제는 일찍 퇴근해서 랄라를 데리고 가면서 물어봤다.
"랄라야. 어린이집 가는거 싫어?'
"응! 싫어."
"왜? 어린이집에서 노는거 재밌다며."
"재미 없어. 싫어."
"그럼 큰이모네 가서 조금 쉬다 올래?'
"큰이모네 멀어?"
"음.. 조금 멀지."
"싫어."
"왜?"
"멀어서 싫어."
그럼 어쩌라구...
"그럼 어떻게 하지? 엄마는 회사에서 일해야 하니까 너가 어린이집에 가야 하는데?"
"그럼 세화누나네 갈래."
"거기는 작은 이모도 회사에 다녀서 너가 있을 수가 없어."
"그럼 난 어디로가 ?"
에휴...
어쩐다.. 그렇게 얘기하는 사이 집에 도착했다.
이대로는 안되겠다, 랄라와 조금더 얘기좀 해보자 싶어서 차에서 내려서 랄라에게 말했다.
"랄라야. 엄마가 너랑 할 얘기가 있으니까 우리 저기 뒤에 가서 얘기좀 하고 가자."
그러자 랄라가 쫄래 쫄래 쫒아오면서 "무슨 애기 할라고?" 물어본다.
집 뒤 공터의 작은 화단에 나도 앉고, 랄라도 앉혀 주었다.
랄라가 무슨 얘기를 하려나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보았다.
"랄라야. 엄마는 회사에 가야돼. 그래서 너는 어린이집에 가야 하거든? 그런데 가기 싫어하니 어떻하면 좋을까?"
"나. 가기 싫어."
"그럼 큰이모네 가보는거 어때?"
"거기 싫어."
에휴.. 정말 답이 없다 싶어서 답답해졌다.
"그럼.. 어떻게 하면 좋을까? 넌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
"그럼 한번만 안가고 있으면 되겠다~"
하면서 랄라가 좋은 생각이 났다는 듯이 말한다.
"한번만 집에서 쉬면 괜찮을거 같애? 한번 쉬고, 다음엔 어린이집에 가야 할텐데 그때도 가기 싫어지면 어떻하지?"
"한번만 쉬면 가고 싶어질거야."
한번만?? 바라는게 겨우 그거였니??
그렇구나..
결국 답은 랄라가 내 주었다..
"그럼 한번만 쉬고, 다음안 꼭 가는거야. 약속하는거다. 알았지?"
"응~"
기분좋게 대답한 랄라가 신 이나서 집으로 들어갔다.
요즘.. 난 랄라가 자라서
일하는 엄마때문에 어린시절에 가기 싫지만 억지로 어린이집에 가야 했던 나쁜 기억만 남게 될까봐 겁이 나곤 한다.
하지만..
랄라야.
엄마가 최상의 것들을 제공해 주지는 못했지만
언제나 너를 위해서
최선을 다했다는 것만큼은 꼭 기억해 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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