랄라가 룰루를 보고는 상당히 대면대면 하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아마도 룰루가 꼼지락 대기만 하는 아기였던 시절에만 그랬던 것 같다.
요즘은 룰루 랄라 둘다 굉장히 상호 작용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무조건적으로 룰루가 랄라를 향해 요구하고, 랄라는 룰루를 피해다니느라 바쁘다.
그래서 요며칠 랄라가 우는 날이 부쩍 많아졌다.
그도 그럴것이 룰루가 어찌나 막무가내인지 무조건 오빠것은 가져야만 하는거다.
전에는 갖고 싶다고 다가가는 수준이었으나 이제는 뺏어 달라고 쌩떼를 쓰면서 울어대고, 안주면 끝까지 따라다니거나 성질내면서 오빠를 할퀴어 버리고, 오빠가 뭘 만들기를 하고 있으면 기어가서 두손으로 휙휙~ 저어서 바로 망가뜨려 놓으니...
이도 저도 못한 오빠가 울어버릴 수밖에.
엊그제부터 랄라가 "난 룰루 싫어! 미워~!!" 라고 말을 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랄라가 룰루가 방해하지 못하게 침대위, 책상위, 소파위, 식탁위로 피해다니게 했으나 룰루가 끈질기게 따라다니는데다가 할머니더러 올려달라고 애원을 하니 마음약한 할머니가 올려주고, 그럼 오빠 놀이를 방해해 버리니 대책이 없다.
이러다가 랄라가 항상 피해의식속에 살 것 같고 어떻게 대처해야 좋을지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랄라 앞에서 룰루를 혼내는 시늉도 하는데 랄라보기에도 엄마가 심각하지 않은 것 같은가 보다.
어제부터는 룰루를 엄하게 혼내기 시작했다.
오빠를 할퀴면 강력하게 손을 막고 안돼! 하면서 크게 혼을 냈더니 룰루가 울기 시작한다.
랄라는 나더러 낮에도 여기저기를 할퀴었다고 온몸을 다 보여준다.
할퀴었다는 곳을 다 호호~ 불어주고 많이 아팠지~ 하면서 안아주니 마음이 좀 풀어지는 것 같다.
근데 룰루도 눈치가 뻔한 것이 엄마가 혼내자 할머니가 룰루를 감싸주려 하는데 요녀석 할머니한테 안가고 나만 쳐다보면서 우는거다.
엄마가 혼냈으니 엄마가 달래달라는 거지..
내참.
그래도 바로 용서하면 오빠 마음이 덜 풀릴 것 같아서 또 랄라눈치를 좀 보다가 안아서 달래주었다...
그래도 룰루는 오빠가 좋은걸 어쩌겠나.
오빠가 가진 장난감은 다 재밌어 보이는걸..
문제는 룰루가 오빠 물건들을 망가뜨리기 시작했다는 것이지.
오빠가 아끼는 뽀로로 핸드폰은 말그대로 두동강이 나버렸다.
오빠가 엉엉 울고 말았다..
또 오빠가 가지고 놀던 나무와 종이로 만들어진 비행기를 쥐도 다니다가 세동강을 내버렸고,
역시나 오빠가 또 엉엉 울었다..
아빠더러는 이제부터 뭘 사오려면 꼭 두개씩 사오라고 주문해 놓았다.
두녀석의 전쟁을 어찌 조율할지 참 난감한데 그래도 이런것이 형제겠지 싶다.
랄라가 너무 룰루에게 무신경한 것 같았는데 이런 다툼도 있고,다시 화해하고 그러면서 정이 쌓아가는 거 아니겠나...
이제야말로 진짜 형제가 된 것 같다...
나야말로 이제 진짜 남매를 키우는 엄마의 전쟁을 치루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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