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11. 6. 21:58

전날 다섯시쯤 숙소에 들어가서 짐을 풀었다.

프라하에서 1박을 한뒤 비엔나로 가기로 했다.

랄라도 피곤해 하고, 우리도 춥고 힘들었기 때문에 일단 들어가서 조금 쉬다가 7시쯤에 다시 나와서 돈지오반니를 보고,

그리도 아름답다는 프라하성의 야경을 보면서 저녁식사를 할 예정이었으나...

8시쯤에 민박집 아주머니(젊은데..)가 문을 두드려서 깨워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모두 그냥 쓰러져서 다음날 새벽까지 내리 자고 말았다. ㅠ.ㅠ

그도 그럴것이 한국 시간으로 따지면 우리는 밤을 꼴딱 새면서 프라하 구경을 한 것이니 말이다.

아...

이렇게 돈지오반니와 프라하의 야경이 날라가는구나..

다음날 프라하를 더 보고 저녁에 비엔나로 갈까, 그냥 프라하를 떠나 체스키 크로믈로브를 보고 비엔나를 갈까 고민을 좀 했다.

체스키 크로믈로브로 떠나는 버스가 9시 50쯤이었던가?

아침식사가 8시 반에 준비된다하니 아침밥을 부랴부랴 먹고, 트램을 타고 나서도 탈까 말까 한다.

그런데 거기다가 아주머니가 아침식사가 늦어졌단다.

글쎄 새벽에 일어나보니 누가 방안에 들어와서 방안에 있던 노트북 위에 쉬를 잔뜩 해 놓았더라나?

무슨 그런 황당한 일이 있는가말이다..

어쨌거나 식사를 마친 시간이 9시가 넘었다.

아주머니한테 과연 이시간에 버스정류장까지 가서 체스키행 버스를 탈 수 있겠냐 물으니 불가능 하다고 설령 시간맞춰 버스정류장에 가더라도 버스표가 없을 거라며 프라하를 더 보고 가란다.

고민을 좀 하다가 일단 정류장에 가보고, 버스가 없으면 그냥 비엔나로 가자 하고 집을 나섰다..

민박집에서 트램정류장으로 가는 중..


트램 정류장은 우리나라 서울 버스 정류장처럼 도로 한가운데에 위치해 있다..



버스 정류장에 내리니 버스 시간 5분전!

정류장은 대체 어디있는 것이냐..

길을 지나는 한 아가씨한테 물으니 영어를 도통 못알아 들으신다..ㅠ.ㅠ

간신히 정류장을 찾았는데 그런데 이번엔 버스 티켓 끊는 곳이 어딘지 당췌 모르시겠다!!

일단 버스 타는 곳으로 뛰어가니 어라~ 이제 막 체스케행 버스가 문을 닫고 출발하려 한다.

랄라아빠가 막 뛰어가서 문을 두드리니 아저씨가 문을 열어보신다.


우리가 타려고 하는데 티켓이 없다 하니 아저씨, 오케이 하더니 짐칸문을 열어주신다.

간신히 짐칸에 짐을 싣고, 버스에 탔다.

휴~~~

진짜 행운이시다..

그러고 보면 우리는 여행내내 행운이 따라다닌 듯 하다.

유럽에 가을이면 비가 많이 온다는데 우리는 다니면서 한번도 비가 오지 않았으니 말이다.

이동중에 비가 오는 구간이 있긴 했는데 기차안에서였고, 역에 내리면 구름만 약간 끼어 있었다. ㅎㅎㅎ

어쨌거나 프라하에서 체스키 까지는 약 세시간이 걸린다.

꽤 오랜시간이 걸려서야 드디어 체스키 크로믈로브에 도착했다.

체스키 크로믈로브는 마을 전체가 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문화 유산 이란다.

정류장이 마을 위쪽 산에 위치하는데 코너를 돌아서니 이렇게 마을 전체가 한눈에 들어온다.

와...

정말 한폭의 그림이시다..




얼른 마을로 들어가고 싶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길을 건넌다..

랄라는 트렁크에 매달려서 실려가는 것을 아주 좋아하신다.

지나가는 사람마다 다들 보고 웃거나 말거나...



마을 입구에서..



마을 한가운데에 있는 저 종탑은 단연 아름다움의 극치다.

동화책에서나 볼 것 같은 저 색채라니..





이대로 한폭의 그림이 아닌가?



일단 마을 광장으로 들어가야지.

거기에 인포가 있다고 했다.

트렁크에 얹혀서 무임 승차중인 랄라.

앞으로도 이런 모습이 종종 보이실거다.. ^^;



어쩜 마을이 이리도 아름다울 수가 있을까?


조금만 걸어가면 마을 광장이 보인다.




아빠는 인포에 가서 일단 짐을 맡겨 둔다.







광장 한쪽편에 있는 식당.

어느 책자에서 이 올드인 이란 식당이 맛있다는 걸 봤던지라 우리도 일단 점심을 먹고 마을 투어를 하기로 했다.


오늘의 메뉴도 역시 맥주와 스테이크와 스프.

이번엔 흑맥주를 시켰는데 여행중 먹어본 맥주중 이곳에서 먹은 흑맥주 맛이 단연 으뜸이었다.

어쩜 맥주가 이리 달달하고, 스리슬쩍~ 넘어갈 수 있는지..!!!



이번에 시킨 스프는 딱 소고기 무우국 맛이다.

역시 랄라가 아주 좋아했다.. ^^



크림이 살짝 얹어진 스테이크는...

쓰읍~~

아... 또 군침이 도시는군!!


식당안도 예쁘다.



음...

친절함은 잘 모르겠지만.


그런데 참.. 어딜 가도 저런 빨간 꽃이 창가에 있던데 꽃이름을 모르겠다.

너무 예뻐서 우리집 창가에도 저리 장식해 두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집 밖의 벽에 걸린 장식들.


종탑을 가까이에서 보면 벽에 다 그림이 그려져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성을 보면 석의 벽도 벽돌 모양으로 그림을 그린 것이다.






아.. 여기서 눌러 앉아 살고 싶다.





그럼 이제 성으로 들어가 볼까?







성으로 들어가는 입구에서 한떼의 아주머니들과 그 앞에서 뭐라 뭐라 설명하는 가이드가 보인다.

랄라아빠가 하는 말.

"야! 얼른 가서 들어!

아줌마들 떼로 몰려 다니면 틀림없는 한국인들이야!!"

반신반의 하며 뒤로 슬쩍 가보니 허걱..

"여기는 죄인들을 던져 넣었던 곳으로...."



한국인 아줌마들 맞으시네.. --;;

아줌마들이 호준이를 보면서 귀여워 하시는 통에 아줌마들 떼에 슬쩍 끼어 가이드의 설명을 듣는다.

가이드가 해준 말이 벽에 그려진 그림들이 실은 돌림병으로 마을 사람들과 조각가들까지 죽어서 건물을 꾸밀 조각가들이 부족하자 그림으로 그려 넣은 것이라고?



그렇구나...

결국 사람이 없어서 그림을 그려 넣은 건데 이게 또 후세에 남아 대단한 문화 유적이 된 것이다.



왼쪽편에 보이는 검은색 벽돌도, 종탑도, 종탑밑의 벽과 벽에 있는 조각상도.. 다 그림이시란다.



마을 곳곳에는상점도 있고, 예술가의 집도 있다.

여긴 한 예술가의 집앞에 있는 작품.


성안으로 들어가면 이렇게 멋진 작품이 나온다.




이게~ 다 그림이시라고...





Posted by _룰루랄라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