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시골에 간 룰루.
룰루가 없자 우리 식구가 어찌나 단촐해졌는지 모른다.
진짜 아이 하나 키우는 건 키우는 것도 아니다.
아이 하나라면 부부가 부부만의 시간, 여가시간등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여행을 가도 아이만 돌보다 끝나는 게 아니라 부부만의 단촐한 시간을 느낄 여유가 있다.
현결 여유가 있는 거다.
그런데 아이가 둘이 되면 부부는 없고, 부모만 남는다.
만일 지금 룰루가 없었다면 우리식구는 어디든 마음 놓고 여행을 다녔을 거다...
랄라와 함께 영화를 보던 그 시간...
시골에서 전화가 왔다.
그냥 잘 놀고 있다는 전화겠거니 하고 영화시간이라서 전화를 받지 않았다.
그리고 영화가 끝이나고 시골로 전화를 했더니만 글쎄 룰루가 아빠가 가고나서 부터 내내 울었다는 거다.
아빠가 몰래 출발했는데 나와서 차가 사라진 것을 보고는 "나두 나두 같이!! 같이!!" 하면서 울더란다.
아무래도 다시 와서 데리고 가라고 해야 할것 같아 전화했는데 전화는 받지 않고, 룰루는 울다 지쳐서 잠이 들었단다...
지금은 잠을 자고 있으니 새벽에 혹 깨서 울지 모르니까 내일 데리러 오라고 하신다.
그러마 하고 끊었다.
일요일은 고모네에 아기 짐들을 가져다 주기로 한 날이었는데..
고모가 출산일이 6월 중순이라서 집에 있던 아기 침대, 그네, 흔들의자, 아기 이불 등등을 다 챙겨서 가져다 주기로 했는데 주말마다 바빠서 일요일 아침 일찍 밥을 먹고, 부천 고모네로 출발했다.
부천에 갔다가 바로 시골에 가야겠다 하고...
부천에다 짐을 내려 놓고, 바로 고속도로로 들어서서 출발한다고 시골에 전화했더니 엄니가 비 많이 온다 하는데 오지 말라 하신다.
엄마를 찾긴 하는데 어제보단 덜하다고 곽서방도 이틀 왔다갔다 하려면 피곤할텐데 뒀다가 안되겠다 싶으면 내일 기차타고 올라오시겠단다.
안그래도 일요일은 이사 준비를 위해 가구, 가전제품, 인테리어 등을 보러 다닐 참이었기 때문에 알았다 했다..
그리고..
월요일.
할머니는 기차를 타고 룰루를 데리고 올라오셨다.
퇴근해서 집에 갔더니 룰루가 엄청 촌스레한 몰골로 나를 반긴다.
감기가 걸렸는지 콜록대서 오자마자 병원에 데리고 다녀 오셨다는데 팍~ 쉰 목소리다.
룰루가 없는 동안 참 단촐하고 좋긴 했는데 룰루가 오자 집안이 가득~ 차 보인다.. ^^
랄라는 월요일 유치원이 끝나자마자 현아맘이 데리고 집으로 가서 놀아주었는데 현아네에 데리러 갔더니 랄라가 땀을 뻘뻘 흘리면서 Wii 를 하고 있다.
짜식 저거 사달라고 하는거 아닌가 걱정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집에 오면서 자기도 Wii를 사달란다.
우리집에는 큰 tv가 없어서 안된다고 했더니 그럼 시골 할머니집에 가서 하겠단다. --;;
그거 얼마나 비싼지 아냐고, 28만원이나 한다고 했더니 고민을 좀 하는 것 같다. ^^;;
대신 현아네서 훌라우프를 했는데훌라우프 를 사달라고 해서 아빠한테 전화하라 했다.
훌라우프라면 얼마든지 사주지...
아빠한테 전화했더니 아빠가 오면서 사오겠다고 한 모양이다.
(정말 퇴근하면서 훌라우프 두개를 사가지고 왔다. 룰루랄라가 정말 좋아했다..)
근데 지난 주말..
랄라가 이리저리 하루종일 끌려다니기만 했는데 차 뒤에서 계속 "귀찮아~~ 귀찮아~~" 하는거다.
사실 요즘 내가 랄라더러 귀찮다는 말을 좀 한다...
아직은 룰루가 내 손이 많이 필요한 시기라서 모든 것을 룰루에게 맞춰주고 있는데 랄라가 시샘도 없어서 나도 마음놓고 룰루를 보고 있긴 했다.
그런데 랄라 이녀석이 어찌나 말이 많고, 호기심도 많고, 질문도 많은지 대답을 해줄때까지 질문을 하는거다.
정말 저 입을 꼬매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만큼 1분도 입을 못다물고 있는데 그것도 대충 대충 "응~"하고 대답하면 안된다.
"왜 응이라고만해!! 말을 해야지!!" 하면서 대답을 요구하는데 그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모른다.
그러니 나도 모르게 "아 정말 그만해라, 귀찮아 죽겠네!!" 하고 말했던거다..
그러자 랄라도 걸핏하면 귀찮아 귀찮아...
아이구. 이거 정말 내 잘못이다.
랄라가 질문을 하면 성의있게 답해줬어야 했는데...
미안해서 어제는 랄라와 얘기를 좀 하자고 했다.
랄라가 옷장에 걸터앉아 있고, 내가 요즘 엄마가 뭐 고쳤으면 하는거 없냐 물었더니 "엄마는 내가 사달라는 것도 안사주고!" 한다..
(그사이 룰루도 따라 들어와서 자기도 옷장에 앉혀 달라해서 옆에 앉았다.)
아빠가 훌라우프 사준다고 하지 않았냐 했더니 "아니, 전에 그랬구.. 이제는 좋다고~" 하고 바로 말을 바꾼다. ㅋㅋㅋ
그래서 엄마가 힘들게 일해서 돈을 버는데 그렇게 함부로 쓰면 안된다고 말했다.
그리고엄마가 자꾸 귀찮다고 말해서 미안하다고, 앞으론 엄마도 귀찮다는 말 안할테니 너도 하지 마라 했다.
그러자 랄라가 그럼 벌금제를 하잖다.
그러자 하고 귀찮다고 말하는 사람에게 벌점 6점을 주기로 하고 새끼손가락을 걸고 약속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룰루가 자기하고도 새끼손가락을 걸고 약속하자한다.
"알았어. 약속~~"
하고 새끼손가락을 걸고 약속했더니 룰루가 하는 말...
"귀찮아#%$%@$#%@@#$?"
켁...
이녀석도 뭘 알아듣긴 들었구나.. --;;;
하여간 다시 마음을 다잡고 이제부터 랄라에게도 좀 성의있게 답해줘야겠다..
그런데 랄라의 그 입이 심하게 나불대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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