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7. 7. 07:00

확실히 룰루는 어깨너머로 배우는 것이 많다.

그래서 둘째는 거저로 키운다고 하는가 보다. ㅎㅎㅎ

랄라가 씽크빅 선생님과 공부를 하러 가면 룰루도 냉큼 따라 들어가서 옆에 앉아 아는 척을 하신댄다.

물론 수업시간에는 못들어가고, 마지막 설명해줄때 들어가는 거다.

이제는 룰루도 철이 들어서(?) 선생님과 수업할때는 들어가면 안된다는 것을 알고 문앞에서 엉엉 우는 짓은 안한다. ㅎㅎㅎ

랄라는 룰루 만할 때 그다지 눈에 띄는 행동들은 별로 없었고, 다만 관찰력과 표현이 남다르다는 것만 있었던 것 같다.

아.. 요즘도 랄라는 엉뚱한 놀이를 잘한다.

얼마전에는 집에 가봤더니 미끄럼틀이 죄다 분해 되서 슬로프 따로, 계단 따로 바닥을다니고 있었다.

도대체 뭘하고 놀았기에 이러냐고 할머니께 물어보았더니 지진놀이를 하셨다나..

또 요즘은 주말마다 청소를 하는데 청소하다 나온 박스들을 재활용하는날 버리려고 베란다에 내다 놓았더니 한참 청소를 하다 돌아보니 글쎄 박스 하나가 기어서 거실로 들어오고 있는거다.

랄라 요녀석이 어느새 박스 하나 챙겨서 그 속에 들어가서는 엉금엉금 바닥을 기어 오고 있다..

지금도 여전히 집안 살림살이를 가지고 노는 것을 좋아하고, 씽크대 서랍, 책꼭이 위 등 자기 눈에 띄지 않는 모든 공간을 탐험하길 좋아한다.

반면 룰루는 살림살이에 관심이 없다.

룰루의 모든 관심은 오빠다.

오빠가 가지고 노는 것, 오빠가 하는 것, 오빠가 배우는 것...

모든 것이 오빠 기준이다.

룰루는 인형놀이보다는 자동차 가지고 노는 것을 더 좋아하고, 오빠랑 칼싸움 하는 걸 좋아한다.

어느 책에서 보니 오빠를 둔 여동생들이 공부도 잘하고, 사회성도 좋다 한다.

나도 위로 오빠가 있는 여동생인데 내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보니 여자들은 시야가 좁은 면이 있다.

남자들은 두루두루 자기가 공부한 전공 외에도 정치, 경제, 문화, 스포츠 등등 다방면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지식을 습득하고 있어서 대화가 풍부하다.

그러나 여자들은 대체로 관심사가 협소해서 남자들과 정치나 스포츠에 관한 대화는 잘 즐기지 않는 편이다.

아니 대화속에 끼기는 하지만 동등한 대화는 하지 못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위로 오빠가 있으면 오빠의 관심사를 따라가게 되는 것 같다.

내가 전자공학을 전공하는 오빠를 보고 전자, 전산에 관심을 갖게 되었던 것처럼 말이다.

어려서도 오빠가 가지고 노는 로보트, 자동차를 흘낏 흘낏 들여다 보면서, 오빠가 놀러 다니는 낚시놀이,총 칼싸움에 끼고 싶다고 졸라대면서 나도 모르게 시야가 넓어지고, 남자들을 알게 되어 갔던 것 같다.

그래서 남자들의 대화에 끼는 것이 어색하지 않고, 주눅들지 않게 되는 것..

그래서 오빠가 있는 여동생이 머리가 좋고, 사회성이 좋다 라고 말하는 것 같다.

그래서 비록 내 마음은 룰루가 여자처럼 이쁘게 자라주었으면 좋겠지만

랄라와 같이 옆에서 막대기를 들고 칼이라고 휘둘러 대고, 칼춤을 추는 걸 봐도 흐믓해지는 마음이 있다.

그렇지만 또 랄라와 확연히 다른 면도 있다.

룰루가 여자아이인 것이 확실한 것이 역시나 룰루는 언어적인 감각이 탁월하고, 그림그리기를 좋아한다.

그림을 그린다기 보다는 마구 마구 휘젓는 건데 놀다가도 스케치북과 색연필을 챙겨와서 바닥에 펼쳐 놓고 혼자서 엎드려서 휙휙 그림을 그리며 논다.

동그라미를 마구 굴려 놓고는 달팽이라고 하는데 제법이다. ㅎㅎㅎ

언어적인 감각은 정말 탁월하다 싶다.

말이 빠른 것도 있지만 22개월밖에 안된 녀석이 어떻게 과거형, 현재형,의문문, 부사, 형용사를 죄다 구사를 하는지 신기하기만 하다.

아직 발음이 정확하지 않아 간혹 통역이 필요하긴 하다. ㅎㅎㅎ

얼마전에는 랄라의 땡이미술 선생님이 문자를 보내주셨다.

우연히 인터넷을 뒤지다가 우리 블로그에 들르셨다고 랄라가 생각이 나서 보낸다 하셨다.

땡이 미술 선생님도 참 좋으신 분이셨는데 랄라가 미술에 관심이많지 않았던 것이 참 아쉽다.

랄라가 얘길 듣더니 대뜸 자기 또 땡이 미술이 하고 싶다나.

그러나 랄라는 요즘 영어 특별활동도 시켜 달라 하고, 태권도도 계속 하겠다 하고, 점핑 클레이도 알아봐 달라 하고...

해달라는게 너무 너무 많다.

우리 룰루가 조금만 더 있으면 땡이미술을 할 수 있을거 같다.

오빠가 하는 씽크빅이 너무 너무 따라 하고 싶은 녀석인데 땡이미술부터 시작해 주면 좋겠다 싶다.

물론 지금부터도 할수 있는 것이 있다.

신기한 아기나라 같은 것부터 시작하면 룰루도 충분히 할 수 있겠지만 굳이 그렇게 시작할 필요는 없고..

아마 내년 말? 아니면 내후년 초쯤에는 충분히 땡이 미술을 따라 갈 것 같은데 선생님이 그때까지 쭈욱~ 그만두지 말고 하시고계셨으면 좋겠다. ^^

아. 맞다.

제목을 보니 오늘의 주제를 적지 않고 딴얘기만 쓰고 있었네.

룰루는 숫자 2와 5를 읽을 줄 안다.

아이들은 2와 5을 제일 헷갈려 하는데 이상한 놈이다. ㅎㅎㅎ

간혹 3과 7도 읽기도 하는데 어떤때는 제대로 읽고, 어떤때는 엉뚱한 대답을 하기도 한다.

동그라미, 네모, 세모를 잘 알아서 가베를 꺼내서는 동그라미, 네모, 세모를 만들어달라고 하기도 한다.

역시나 어깨너머 솜씨다... ^^

요즘 룰루가 자꾸 "엄마 고믄 뚱뚱해~~" 하고 노래를 부르기에 룰루에게 태클을 걸어보았다.

"엄마 고문 뚱뚱해~~~ "

"룰루야."

멀뚱멀뚱 날 쳐다 본다.

"엄마곰은 뚱뚱해가 아니고, 아빠곰은 뚱뚱해 야..."

'아빠 고믄 뚱뚱해??"

"그래."

그러자 룰루가 빙긋 웃으면서 놀기 시작한다.

그리고 흥얼 흥얼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곰세마리.. 이써~~

아빠고믄 뚱뚱해~~ (아 흐믓...)

엄마 고믄.. 뚱뚱해~~~ (헉..)

아가 고믄 기여어~~

으뜩으뜩 자란다... "

--;;;

바뀌질 않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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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_룰루랄라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