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헤밍웨이 전래동화 전집을 중고로 들여 놓았다.
집에는 이야기책이 없어서 하나 사야겠다 했는데 마침 중고로 나온게 있어서 9만원에 들였는데 70권을 9만원에 샀으니 저렴하게 산거 같다. 거기다가 온 책을 보니 한번도 안들춰본 거다.
이야기 책이다 보니 랄라가 참 좋아한다.
밤에 자기전에 두세권씩 읽어주고 자는데 룰루도 옆에서 읽어달라고 성화다.
룰루는 호랑이, 도깨비가 나오는 책을 아주 좋아한다.
지난 금요일 밤에는 자리에 누워서 해님 달님을 이야기해주었다.
호랑이가 나타나 떡하나 주면 안잡아먹지를 해서 결국 바구니에 떡이 하나밖에 안남았다고 말하자 룰루가 벌떡 일어나더니 "내가 바구니에 떡 담아 줄께~~"하고는 막 주워 담는 시늉을 하는거다.
그렇게 떡을 채워주면 이야기는 언제 끝나누....ㅋㅋㅋㅋ
하여간 어제밤에는 룰루가 일찍 잠이 들어서 랄라에게만 책을 읽어주었다.
책 중에 '한 부부'라는 대목이 있었는데 부부라는 말을 듣자마자 랄라가 그러는거다.
"부부 나 알아!"
"응? 부부가 무슨 말인지 알아?"
"응! 부부는 서로 가까이 있으면서 싸우는 사람이야."
컥....
부부가...
부부가.......
순간 내 머리속에는 우리 부부가 아이들에게 싸우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던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렇게 말하면 너무너무 억울하다.
우리처럼 안싸우고 사는 부부가 어디있다고오~~~
"랄라야. 부부는 엄마, 아빠 처럼 결혼한 남자, 여자를 부부라고 하는거야."
"어... 그래?"
"그리고 엄마랑 아빠가 언제 싸웠다고 그러니?"
"어.. 전에 한번 싸웠잖아~"
헉... 여기서 그만해야겠다.
잘못하다가는 또 '골프채로 싸웠잖아!' 하는 말이 나올거 같다. --;;;
(한 1년 반쯤 전에 랄라의 장난감 골프채로 서로 엉덩이를 때리면서 장난을 친 적이 있었는데 그걸 랄라는 엄마 아빠가 골프채로 싸웠다고 말해서 엄청 당혹스러웠던 거다.. )
"랄라야. 너 어디가서 엄마 아빠랑 싸운다는 말 하지마라. 알았지?"
"알았어~~~"
--;;
설마 저녀석이 아직도 골프채를 기억하는 건 아니겠지???
그런데 부부가 가까이 있으면서 싸우는 사람이라니....
내참...
우리 부부의 롤 모델이 그렇게도 형편없는건가?
쩝.............
아무래도 다정한 모습을 좀 더 자주 보여줘야겠다...
'랄라의 어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랄라의 일기]어린이 날 (0) | 2009.04.28 |
---|---|
백만분의 1은..? (0) | 2009.03.11 |
눈치 200단 (1) | 2008.09.08 |
나를 감동시킨 말.. 말.. (0) | 2008.06.25 |
택이 뭔대? (0) | 2008.04.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