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3. 9. 20:12

오늘도 야간에 테스트가 잡혀 있다.

어제는 친한 여직원들에게 진급턱을 내기 위해 분당에 갔었다. 저녁을 먹고 집에 오니 10시.

아빠와 놀던 팔뚝이가 엄마를 반겨 주었다.

야간테스트로 늦을 것 같다고 집에 전화를 했다.

팔뚝이가 받았는지 말이 없다.

엄마야~라고 말해주었는데 알아들었는가 보다.

나중에 할머니가 누군지 한번 바꿔달라고 아무리 말을해도 전화기를 내어주지 않는다.

보통은 조금 얘기하다가 "이제 할머니 바꿔줘"라고 말하면 냉큼 돌려주는데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소리로 보아 팔뚝이가 전화기를 주지 않으려고 이리저리 도망을 다닌 모양이다.

한참을 주저리 주저리 해주다가 할머니께서 뺏다시피 전화기를 받았다.

"난데 오늘 늦는다고.."

"그래. 알았다~"

한마디밖에 못하고 바로 팔뚝이가 뺐어갔다.

"팔뚝아빠도 늦는대.."

라는 말은 듣지도 못하셨을 거다.

엄마가 밥잘먹고 있어라, 할머니와 잘 놀아라 얘기 하니 "응.. 응.." 대답만 한다.

"이제 끊어, 안녕"

하고는 말없이 가만히 있었다.

10여초를 가만히 있더니 그제야 할머니에게 넘겼는가 보다.

휴..녀석 아무래도 엄마가 보고 싶었는가 보다.

저녁무렵이 되면 엄마를 기다린다는데 올시간이 되어 전화가 오니 더 그랬나?

팔뚝아. 그런데 이제 겨우 수요일 일 뿐이야.

더구나 금요일엔 회사에서 워크샾을 가서 토요일에 올텐데.. 팔뚝이 어쩌지?

대신 토요일, 일요일에 엄마가 재밌게 놀아줄께.

조금만 참아주렴..

Posted by _룰루랄라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