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10. 4. 07:49

하늘이 열렸다는 날...

드디어 우리 룰루가 혼자서 걷기 시작했다.

그동안 꼭 손을 잡아주어야 걷지 손을 놓으면 한발짝도 떼지 않던 녀석이다.

팔에 슬쩍 손을 대어 보면 잡아준 줄 알고 번쩍 번쩍 걸어가던 녀석.

요녀석도 랄라만큼이나 겁이 많은 녀석인가보다 싶었다.

그런데 어제 온 식구가 외출을 했다가 돌아와서 내려 놓고 다들 잠시 쉬는데 녀석이 혼자 벌떡 일어나더니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한발두발 떼기 시작하는 거다.

한번에 열두걸음을 걸어 앞으로 다가오더니 지도 재미있는지 씨익~ 웃고는 다시 일어나서 다른쪽으로 걷기 시작.

그리곤 비틀거리면 주저 앉았다가 다시 일어나 걷고, 다시일어나 걷고 깔깔깔 웃으면서 걷는다.

자기 스스로 생각해도 대견하고, 재미 있는가 보다. 하하...

랄라도 옆에서 "걷는다~ 걷는다~~!!" 하며 온 식구가 다 거실에 모여 걷기 시작한 룰루만을 지켜보았다.

룰루는 요즘 너무 많이 자란거 같다.

할머니는 추석 주간동안 시골에 계시다가 9일만에 룰루를 보시고는 그사이 룰루가 너무 의젓해지고, 더 컸다고 놀라신다.

전에는 찡찡대면서 막무가내로 조르는게 많았는데 그사이 그런 모습이 사라졌다는 거다.

그도 그럴것이 상주에 갔을때만도 "냥냥냥냥~!!!" 하면서 이게 아니라고 엄청 억지를 부렸는데 집으로 돌아와서부터는 냥냥냥하는 말이 쏙~ 들어갔다.

오빠가 있어서 그런지 인지발달부분은 랄라대비 훨씬 빠른거 같다.

커다란 뽀로로 책을 철푸턱, 철푸덕 소리를 내면서 끌고 와서는 읽어달라고 조른다.

쉬를 많이 싸고 기저귀를 갈아주지 않으면 갈아달라고 잡다 당기고,

뽀로로 틀어달라고 리모콘 들고와서 티비를 가리키고..

하나티비 스타트 화면이 나오면 뽀로로가 나오는 줄 알고 조용~해지는 거하며...

너무 약고, 눈치가 백단에, 또 까탈스럽기도 한데 그런 모습을 볼때마다 너무 낯설기만 하다.

오죽하면 어제는 친정엄마께 "엄마, 병원에서 애 바뀐거 아닐까?" 하고 물었다.

도대체가 얼굴을 봐도 나를 안닮은거 같고, 아빠도 안닮은거 같고..

무엇보다 나와 남편이 만장일치로 하는 얘기는 녀석의 작고, 갸름한 얼굴형은 나와 남편사이에서는 절대로 나올 수 없는 불가사의 그 자체다. --;;;

거기다가 성격도 도대체가 나와 남편사이에서는 나올 수가 없는 성격인 거다.

나는 아기때부터 순둥이라고 소문이 났었는데 흔들그네만 태워 놓으면 하루종일 잠자고, 뜨거운 구들장에 앉혀 두었더니 엉덩이가 익어가는 줄도 모르고 앉아 있던 아기라고 어떻게 키우는지도 모르고 훌쩍 커버린 아이라고 친정엄마가 아직도 말씀하신다.

남편도 10년을 살면서 큰소리를 내는 걸 본 적이 없다.

그런데..

정말 불같은 요녀석은 어떤 유전자를 타고 난 것이냐고.

시어머니께도 형제중에 까탈스럽게 큰 아이들이 있는지 물었더니 시누들이나 랄라아빠, 작은아빠 다들 순하게 컸다는 거다.

그중 현재 성격이 제일 깔끔하고, 똑 부러지는 막내 고모도(닮았으면 막내고모일거라 생각했는데..)어려서 엄청 순했다니..

그럼 어디인거냐.

그러자 친정엄마 말씀..

"얘는 꼭 네 큰 언니 키우는 것 같다.

어쩌면 네 큰언니가 어렸을 적 하는 모습을 그대로 하는지 자기 머리카락 쥐어 뜯는것 하며,눈치 빠른거 하며..

행동하나하나 딱 네 언니다."

헉..

그럼 그 성질머리가 우리집안 유전자인 게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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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_룰루랄라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