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요즘 나는 말많은 두녀석 사이에서 오락가락 정신이 없다.
랄라의 관심사는 요즘 너무너무 다양하셔서 수많은 분야에 대한 질문을 해대고 있다.
영어로 말하기도 물어보고,
단위에 대한 질문들- 미터, 센티미터, 밀리, 키로, 그램 등등에 관한 질문들응 해대며,
태양계에 대한 질문들 - 수금지화목토천해에 대한 엄청난 질문들과 지구의 자전, 공전, 달의 공전들,
연산에 대한 질문들 - 나누기를 어떻게 하는 것이며(전에 나누기를 가르쳐 준 뒤로 7/3 같은걸 물어보기에 답해 주었더니), 나머지는 어떻게 나오는지 그걸 더 설명해 달란다.
으... 정말 머리속이 미어 터질 지경이다.
녀석이 지적인 욕구를 충족시켜주려고 정말 나로서는 성의를 다해 답해주고는 있는데 문제는 나에게 질문하고 답을 구하는 녀석이 랄라 한놈이 아니란 거다.
우리집안에서 제일 조그만하지만 가장 파워가 쎈 녀석, 룰루 요녀석도 한 몫한다는 사실.
이럴땐 차라리 룰루가 랄라처럼 말이 늦기라도 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을 정도다.
더구나 룰루는 의사표현을 완전히 다 하지는 못하기 때문에 눈을 마주치고, 주로 내가 많은 말을 해주어야 하는데
말하면서도 옆에서 쫑알 쫑알 물어대는 랄라의 질문을 머리속(queue!!!, 그것도 multi-queue로 !!)에 차곡차곡 쌓아두었다가 룰루 대답이 끝나면 다시 랄라대답을 이어 해주는 식이다.
머리속을 반으로 딱 갈라서 룰루대답, 랄라대답 이렇게 multi-processor로 동작하지만 문제는 입이 하나란 거다.(이게 바로 I/O waiting이란 거겠지!!!)-O-
어제 저녁의 일이다.
룰루는 내가 퇴근하자마자 내 손을 붙잡고 책장앞으로 끌고 간다.
룰루는 언제나 내가 오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나만 보면 책장앞으로 데리고 간다.
룰루가 좋아하는 책들은 알, 펭귄, 개구리, 물속에 사는 동물들, 곤충, 악기 등등이다.
요 며칠동안은 펭귄에 꽂히셨는지 펭귄책만 읽어달라한다.
보통은 책을 읽어주지는 않고 그림만보면서 설명을 해주는데 어제는 책을 읽어주었다.
그러자 랄라도 바짝 옆에와서 귀동냥으로 듣는다.
그런데 듣기만 하는가...
바로 듣는 동안에랄라의 머리속에서는 수많은 물음표들이 몽글 몽글 피어오르기 시작하신게 문제지.
(정말 옆에 있으면 보글 보글올라오는 소리가 들린다.. )
엄마 : 남극대륙에는 펭귄들이 살고 있습니다.
랄라 : 엄마, 남극에 펭귄이 살면 북극에는 뭐가 살아?
룰루: 엄마, 엄마~ 펭귄^#&%&@#&#$&
엄마 (랄라를 보고) : 북극에는 북극곰이 살지.
엄마 (룰루를 보고) : 그래. 이건 펭귄이야. 여기 있는건 바다표범이지?
남극은 영하60도로 춥지만 펭귄은 추운곳에서도 잘 삽니다..
랄라 : 엄마, 남극은 추워?
룰루 : 엄마, 엄마, 바%&$^#*$&#*#@#
엄마(랄라를 보고): 남극은 많이 춥지.
엄마(룰루를 보고): 여기에 바다표범이 펭귄을 잡아먹으려고 기다리고 있지?
랄라 : 엄마, 왜 바다표범은 펭귄을 잡아 먹어?
룰루 : 바다 ~(#*(#%*(#%()??
엄마(랄라를 보고): 펭귄을 좋아하는가 보지.
엄마(룰루를 보고):그래 맞아. 여기에 펭귄이 수영을 하고 있는데 바다표범이 기다리고 있구나.
룰루 : 엄마, 펭귄@*(#&9 알!(#*#)@#)$
랄라 : 엄마, 남극은 밑에 있지~
엄마(룰루를 보고):어~ 여기에 펭귄이 알을 낳았구나~ 발위에 올려 놓고 따뜻하게 해준대.
엄마(랄라를 보고): 맞아 맞아. 남극은 지구 밑에 있어.
랄라 : 엄마, 그런데 지구는 돌잖아. 그런데 왜 밑이야?
룰루(다음페이지를 넘기며): 엄마, 엄마, 엄마, #*(%@#*%@()
엄마(랄라를 보고) : 아.. 맞아. 지구는 도는데 왜 밑일까? 방에 가서 지구본을 가져와봐. 설명해 줄께.
엄마(룰라를 보고) : 펭귄이 알에서 태어 났구나, 새끼 펭귄이야~
랄라가 후다다닥 방으로 달려가 지구본을 꺼내 온다.
엄마(랄라를 보고) :지구가 이렇게 돌지, 여기 밑에가 남극이고, 이렇게 돌아서 남극은 항상 밑이야.
룰루 : 엄마, 엄마, #&(#&(%)@?
랄라 : 엄마, 나는 여기 밑에 있어도 왜 안떨어지는지 알아~
어느새 책은 다음페이지다. --
엄마(룰루를 보고) :갈매기가 와서 새끼를 잡아먹으려고 해. 그래서 펭귄들이 쫒고 있구나.
엄마(랄라를 보고) :왜 안떨어지지?
랄라 : 그건 잡아당기는 힘이 있어서 그래.
룰루 : 엄마, #&($*#(@)#)~~!!!!
엄마(룰루를 보고) :그치? 여기서 갈매기를쫒고 있는 거야.
엄마(랄라를 보고) :맞아. 그걸 중력이라고 해. 네가 태양이면 지구가 이렇게 돌아서 네 앞쪽은 낮이고, 여기 뒤쪽은 밤이지.
랄라 : 엄마, 그럼 저녁은 어디야?
룰루 : 엄마, 엄마, #&(%#)@ 펭귄@*)#*%)#
엄마(랄라를 보고) :저녁은 낮에서 밤으로 바뀌는 거니까 이렇게 돌아서 밤으로 되는 이쪽이 저녁이지.
아침은 밤에서 낮으로 바뀌는 거니까 이쪽이 아침이겠다.
엄마(룰루를 보고) :이건 펭귄이고, 이건 갈매기고... 와~ 이제 다 읽었다.
랄라(지구본을 똑바로 세우며): 엄마, 엄마, 그런데 지구는 이렇게 서있어야 하는데 왜 이렇게 서있어?
룰루 : 엄마, 또~ 또~ 펭귄@#&*(#$&(#
엄마(랄라를 보고) :그건 지구가 기울어져 있어서 그래.
엄마(룰루를 보고) : 책 또 읽어 줘요?
랄라 : 엄마, 그럼 지구가 한바퀴 돌아서 엄마 생일이 된거야?
룰루 : 엄마, 또~ 또~~~
엄마(랄라를 보고) :그건 지구가 스스로 돌아서 된게 아니라 지구가 태양을 돌아서 한바퀴 돌아서 된거지.
엄마(룰루를 보고) :알았어, 다시 읽어줄께. 남극에는 *#(*$)##_@
랄라 : 엄마, 지구의 달은 달이고, 달의 달은 지구야?
룰루: 엄마, 펭귄!()*)@_*@_
엄마(랄라를 보고) :아니, 지구의 달은 달이지만 지구는 달이 아니야.
엄마(룰루를 보고) :그래. 펭귄들이 수영을 하고 있지~
룰루 : 엄마, 엄마, 이거 (#*(ㅁ#)@$(ㅁ
랄라 : 엄마, 엄마, 엄마, 여기 이게 이렇게 있으면 어떻게 돼??
그리고...
엄마 : 으아아아아아~~~~
엄마는 더이상 두녀석의 대답을 할 수가 없어~~~~
랄라야. 제발 아빠한테 좀 물어봐 !!!!!!!!!!!!!!!!!!!!!!!!!
그렇게 뻗고 말았다지..ㅠ.ㅠ
하나님은 왜 사람의 입을 하나만 만들어 두셨을까...................아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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