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5. 23. 21:35

21~223일은 2010년에 몇번 없는 연휴다.

연휴동안 어디라도 놀러가고 싶었는데 대부분의 콘도들이 다 마감된 상태이고, 어차피 다음주는 사이판으로 떠날 계획이라 이번주는 가까운 곳에 캠핑가자고 랄라아빠를 졸랐다.

작년 캠핑장비를 장만하고 덕유산에서 첫 캠핑 신고식을 치뤘는데 첫캠핑의 기억이 그다지 좋지만은 않았다.

남해에서 3박을 하고 난 뒤에 덕유산으로 간 터라 피곤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남해에서 먹은 회로 인해 온식구가 식중독에 걸려서 고생을 좀 했지.

그래도 8월초의 그 더위에도 덕유산은 서늘하다 못해 추웠다.

캠핑장비를 장만만하고 놀릴 수는 없잖아!

그런데 마침 회사에서 주는 캐리비안 베이 티켓을 토요일걸로 구할 수 있었는데 참 애매하네.

연휴의 딱 중간 아닌가.

그래서 가까운 곳에서 캠핑을 하고, 캐비에 갔다가 다시 캠핑장으로 복귀하여 2박 3일을 즐기는 걸로 계획을 세웠다.

봄이네에게 혹 캠핑 같이 갈 생각 없냐 물었더니 마침 아무 계획이 없던 터라고 같이 가자 한다.

오호.. 유준이가 같이 와주면 아주 좋지.

유준아빠가 금요일에 아마추어 야구단에서 야구경기가 있다고 거기 간다 하던데 그럼 유준이와 유준맘은 우리차를 타고 먼저 가자 했더니 유준아빠가 좀 아쉬워 하시는 것 같다. 아무래도 가족들 응원이 필요하셨을 텐데 괜시리 미안해지네.

그런데..

유준이가 결국 아빠를 버리고 우리차를 타고 가겠다 했단다. ^^;;

금요일 퇴근하면서 마트에 들러 장을 보고 금요일 저녁에 부랴부랴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그날은 룰루 랄라도 캠핑을 간다고 신이 나서 둘이서 놀다가 자라고 하니 둘이서 양치를 하고, 방에 들어가 조용히 잠을 잔다.

그리고 토요일 아침일찍 일어난 룰루가 캠핑가자고 울고 불고 난리다.

으....

간신히 달래고 아침을 대충 먹이고 8시 반쯤부터 랄라아빠는 짐을 싣기 시작했다.

음... 아무래도 승용차 트렁크에 우리짐을 다 싣기는 좀 무리다.

이번에 새로 장만한 게 릴렉스 체어와 해먹이다.

머 작년 여름에도 다 싣고 다녔으니 그다지 큰 차이는 없는데 문제는 이불!

우리가 아직 침낭을 준비하지 못했거든.

그런데 아직 밤은 추울 터라 전기장판과 조금 두꺼운 이불을 챙겼더니 이불짐이 엄청 크다. --.;;

테트리스를 아무리 잘해도 이불은 좀 어렵겠다.

그래서 유준아빠 차에 옮겨 싣기로 결정~!

9시 반쯤 유준이네가 우리집으로 왔다.

우리의 카시트 두개와 이불을 유준이네 차에 옮겨 싣고, 유준이와 유준맘은 우리차를 옮겨 타고 각자 출발.

연휴 시작이라 그런지 고속도로가 엄청 막힌단다.

그러나 우리가 가는 길은 막히는 길은 아니다.

9시 반쯤에 출발했는데 11시가 좀 못되서 해솔마을에 도착했다.

자리를 잡으려는데..

허걱....

왠만한 자리가 벌써 다 찼다.

오전에 오면 충분히 자리를 잡을 줄 알았는데 대체 이사람들 언제 온 거야?

언덕쪽 나무숲에 자리를 잡으려고 하니 어느 카페에서 단체로 와서 다 잡아 놓은 자리란다.

오도 가도 못하고 있다가 해솔마을 주인장 아저씨를 찾을 수 있어서 그분께 가서 예약했다고 했더니 아이디를 확인해 보더니 자리를 찾아 주신다.

다행히도 나무도 있고, 텐트 두동 치기에 충분한 넓은 자리다.

먼저 우리집텐트를 치고, 타프도 치고, 테이블 설치 하고~~~

우리 위층에도 한 집이 같이 설치를 시작했는데 말이지.

우리집은 텐트 다 치고 점심으로 짜장면을 만들어 먹는데 그집은 아직도 텐트 치는 중이더라는. ㅋㅋㅋㅋ

역시 자동이 좋긴 좋아.

준비 해간 재료로 짜장을 만들고, 면을 삶고 밥도 조금 해서 아이들에게 주었더니 아주 잘 먹는다.

해먹을 설치 해 주었더니 유준이와 랄라가 들어가서 나올 생각을 안한다.

점심 먹고 치우고 나서 아이들에게 바닷가로 가보자 했더니 좋다고 따라 나온다.

해솔마을의 유명한 구름다리.


바닷가로 나갔더니 썰물때라 물이 다 빠졌다.

사람들이 갯벌로 나가서 뭔가를 잡고 있자 랄라도 과감히 뛰어 든다.


유준이와 유준맘, 나와 룰루는 모래밭에서 땅따먹기를 했다.

랄라가 갯벌에서 잡아온 집 게.


전날 과음을 해서 피곤하다는 유준맘은 텐트로 돌아가 낮잠한잠 주무시겠단다.

엄마가 돌아가고 나서 유준이는 갯벌로 들어갈까 말까 고민이다.

운동화를 신고 와서 신발을 젖을까 못들어가고, 엄마는 양말만 신고 들어가봐라 했었는데 그때는 못들어가더니 랄라가 안에서 나올 생각을 하지 않자 들어가고 싶어 졌는지 조심 조심 한발 한발 내딛기 시작...


모래놀이에 한참인 룰루와 저 뒤에 슬금 슬금 들어가는 유준이가 보인다. ^^


형아~ 왔어?

이리 와봐!!!


그리곤 유준이가 게를 잡아서 돌아왔다.


돌 밑을 헤치고..


바위밑을 헤집고.

조심스럽던 유준이는 어느새 갯벌에서 노는 놀이에 푸욱 빠졌다.


오빠들이 잡아다 놓은 게를 몰래 잡아 보는 룰루..


이제 양말이 젖는 것 따윈 신경도 안쓰는구나?


오빠들이 들어가 노는 것을 부럽게 바라보던 룰루도 드디어 입수를!


아~~ 룰루야.

앉으면 치마가 다 젖잖니!!


엉덩이를 치켜 들고~

뭐를 잡는 건지 원.


조심스럽던 유준이는 어느새 대나무들 들고 들어가서 완전 바닷가 소년이 되어 버리셨다.


와, 완전 파리대왕 같지 않나?

ㅋㅋㅋㅋㅋ


게와 집게를 한가득 잡아다 놓고, 이제 모래에 파묻히기를 시작.

룰루가 유준오빠 묻히는 걸 도와준다.


대막대기 들고 ...

오빠들아..

제대로 좀 묻어 보란 말이다~~~!!

근데..

유준아.

엄마가 보면 깜짝 놀라겠다.

너이렇게 놀고 그대로 텐트에서 잤지 ... 아마?


한참을 놀다 목도 마르고 해서 집으로 돌아갔더니 유준맘은 해먹에 누워서 편한히 한숨 자고 일어났단다.

그늘이 지니 낮잠을 자기에 좀 서늘해서 해먹을 돌돌 말고 잤다나..ㅎㅎㅎ

한참 놀고 온 아이들과 과일을 먹고, 해먹에 세명이 앉아 뭔 얘기를 그리 도란 도란 나누시는지.


우리 룰루는 졸린 듯 한데 자지를 않네.


그리고 셋이 들어가서 애벌레 놀이중이다.

만세 놀이도??


그렇게 한참을 놀다 저녁이 되어 유준아빠 도착.

유준아빠 차에 있던 고기들을 꺼내고 고기구워 먹기 시작.

유준아빠가 챙겨온 와인한잔 마셨더니 완전 알딸딸~~ 이다.

컴컴해지가 랄라아빠가 장작을 한더미 사다가 울집 화로대에 불을 피웠다.

그랬더니 두녀석들 불장난을 하기 시작한다.

8시에는 드래곤 길들이기 상영을 해준다고 해서 가서 조금 보더니 두녀석 나오면서 "불장난이 더 재밌어~" 한다.

룰루도 다시 나와서 텐트에들어가 재워 놓고 엄마, 아빠들끼리 쏘맥을 마시기 시작했다.

그런데 안주거리가 너무 없다...

매점에서 번데기 캔을 사다가 냄비에 넣고 불에 올려 놓고 자글자글 끓여 먹으니 캬~ 진짜 맛있네?

12시까지 쏘맥을 마시며,안주로 유준이네 부부싸움 구경하며 쏘맥을 마시고 잠이 들었다. ㅎㅎㅎ

아침에 일어나서 챙겨간 곰국물에 떡국을 끓여 먹었다.

그런데 일기예보를 보니 오늘부터 비가 온다네.. 허걱.

그것도 비피해가 우려 된다니... 아 미치...

일단 우리는 캐비에 가기로 했고, 유준이네는 남아서 어디 딴 데를 가서 놀던 하고, 저녁때 만나 철수를 할지 말지 결정하기로 하고 우린 캐비로 갔다.

그런데 차가 엄청 막혔다....

12시가 넘어 1시가 다되서 캐비에 도착해서 풀에 가서 조금 놀았는데 룰루가 춥단다.

스파에 가서 조금 앉아 있다가 2시쯤 랄라를 만나서 배가 고파 식당으로 갔더니..

허걱.

식당의 줄이 어찌나 긴지..ㅠ.ㅠ

랄라야, 우리 그냥 나가자~했더니 랄라가 못내 아쉬워 햇지만 여기서 밥을 먹기도 힘들겠고, 춥기도 해서 놀수도 없어서 그냥 나가기로 했다.

샤워를 하고 나와서 에버랜ㄴ드 밖에 있는 청주보쌈집에서보쌈 정식을 먹고 있는데 유준이네서 전화가 왔다.

비가 와서 텐트를 걷는 중이란다..

우리도 점심먹고 출발한다고 말하고 부랴부랴 출발했는데 가는길도 어찌나 막히는지 모르겠다.

해솔에 도착하니 6시가 다 되었더라는... ㅠ.ㅠ

유준이네는 내가 전화를 안받더라고 한참 걱정을 했단다.

아이고, 내 핸드폰은 진동이 거의 안느껴져서 내 손에 들고 있지 않는 이상 전화가 왔는지도 모르는 핸드폰이라고요...

랄라와 유준이는 헤어지는 것이 못내 아쉬워서 유준이는 눈물을 흘렸고, 랄라도 한참 신경질을 부렸다.

하루밤 더 잔다고 하고 그냥 간다고...

밤늦게 집에 도착해서 짐을 정리하고~

일요일은 늦게까지 늦잠을 자고 일어났더니 랄라아빠가 드래곤 길들이기 영화표를 예매 해 놨단다.

그래서 셋이서 가서 영화를 보고~ 집에 와서 조금 놀다가 이번엔 오래전에 예약해 두었던 '이은결 매직 V 쑈"를 보러 갔다.

그건 언니와 오현이를 불러서 룰루,랄라, 나 다섯이서 보러 갔는데 오현이도, 랄라도, 룰루도 엄청 좋아했다.

그렇게 해서 3일간의 연휴가 꽉꽉 채운 일정으로 끝이 났다.

캠핑을 하루 일찍 접은 것이 너무 너무 아쉬웠는데 이번 캠핑의 소득이라면 이제 캠핑이 전혀 힘들지 않고 편안해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해먹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 알게 됐다는 것. ^^

다음번 캠핑 목적지는 몽산포다.

짐을 싣고, 내리는게 힘들다는 랄라아빠가 흔쾌히 나설지는 모르겠지만~

랄라가 쉬는 토요일전날 금요일 밤 바로 출발해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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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_룰루랄라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