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식사를 마치고 바다로 다시 달려가겠다는 랄라를 데리고 섬 투어를 가기로 했다.
자외선 알레르기가 있는 나는 썬크림을 듬뿍 듬뿍 바르긴 했지만 전날밤에 가려워서 한참을 고생했다.
PIC에서 빌려간 수건을 두르고~
룰루에게도 작은 수건을 둘러주고.. 고고고고!!
작은 숲속 오솔길을 걸어가니 좌우로 야자나무에 열매들이 보인다.
룰루가 저걸 따보잔다.
헝..
마나가하에 가면 코코넛을 먹어볼 수 있다고 하더니 왜 없냐 한다.
몰라.. 엄마도 있을 줄 알았지..
섬을 살짝 돌아나가니 태풍이 왔을때 밀려 온 것인지 쓰러진 나무가 해변에 널부러져 있다.
여기서 가족사진 한장 찍어주시고..
반대편으로 가니.. 와 커다란 나무가 보인다.
이거 꼭 아바타 나무 같다. 그치?
이게 뿌리야, 줄기야??
참 신기하게 생겼다..
아마도 원주민 추장의 동상 같은데??
나무가 너무 너무 멋지다.
저 위에 오두막 하나 만들어 올렸으면 참 좋겠다 싶다..
사이판은 2차 대전때 일본군이 최후까지 접전을 벌이던 지역이랜다.
그래서 전쟁의 흔적들이 많이 남아 있다.
이작고 아름다운 섬에서도 전쟁이 있었단다.
군데 군데 녹슬어진 대포도 보인다.
돌아본지 30분도 안된거 같은데 우리가 있던 해변이 보인다??
아... 정말 작은 섬이구나.
돌아와서 상점들을 둘러보았더니 아이스크림 상점이 있어서 룰루, 랄라 사주겠다 했더니 랄라아빠가 5$를 준다.
이거면 될거다 하고 갔더니. 허걱.
아이스크림이 3$ , 코코넛이 5$란다.
룰루가 그리도 먹어보고 싶어하던 코코넛인지라 돌아와서 돈더 받아가서 아이스크림과 코코넛을 사왔다.
룰루가 좋다고 한번 먹어보더니..
"맛없어~!!" 하고는 다시는 입을 대지 않더라는.. ㅋㅋㅋ
내가 먹어보니 달달하니 맛있기만 하구만.
전에 먹어본 거는 완전 맹맛이었는데 요건 나름 맛있었다.
아이스크림도 몇번 먹더니 금방 녹아버리자 안먹겠단다.
에잇.. 내가 다 먹어버렸다.
우리가 아이스크림을 먹고 노는 사이 사람들은 하나둘~ 섬을 빠져 나가더라.
어떤 일본인 떼거지는 늦어서 뛰고 배는 뿡뿡대고 난리대..
사람들이 거의다 빠져나가자 해변은 더 조용해졌다.
그리고 이제 엄마의 빵이 위력을 발휘할 때~
룰루를 배워 태워 나가서 배 밑에서 빵을 부스러기를 뿌렸더니 물고기들이 우루루~ 몰려든다.
룰루와 요거 보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한참을 보았는데 보다가 해변쪽을 보니 랄라아빠가 빨리 오라고 손짓을 한다.
앗. .벌써 우리가 돌아갈 시간이 다 된 것이다..
아쉽다..
짐대충 챙겨서 부두로 나갔더니 머리를 온통 검은 천으로 칭칭 둘려감은 이아자씨가 랄라에게 장난을 건다.
랄라에게는 "할배~~ 할배~~" 하고 룰루에게는 "할매~~ 할매~~~ "하던데.
무슨 뜻인 줄 알고 그러시나?
그래도 친절하게 카메라 달라고 해서 사진도 찍어주시고~
아~ 마나가하야 안녕~!!
사이판아~ 우리가 다시 돌아간다!!
돌아오는 길은 가는 길보다 훨씬 빠른 거 같다..
PIC에 돌아와서 랄라는 역시나 수영장으로 풍덩~ 하시고, 룰루와 나는 옷갈아입고 그냥 놀이터에서 놀기로 했다.
작은 놀이터에는 그네도 있고~ 시소도 있고~~
시소도 타고, 모래놀이도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그러고 보니 여기에도 이런 나무가 있다.
태풍에서도 견뎌내기 위해 저리 많은 줄기가 나눠진 걸까?
어느덧 다시 석양은 지고..
랄라는 판떼기 들고 열심히 미끄럼을 타러 오르내리신다.
랄라더러 해변으로 가서 석양을 구경하자 했다.
오늘도 석양이 멋지다..
우리가 있는 동안 한번도 스콜이 내리지 않았다.
썬셋 크루즈를 타보려고 했는데 사실 매일 썬셋을 구경한 터라 크루즈 생각이 전혀 나지 않더군.
랄라아빠가 머라도 더 할까~ 했는데 관두라 했다.
그냥 마나가하에 가보고, 렌트해서 사이판 돌아다니고.. 이거면 충분한 듯 해서.
머 샌드 캐슬이라도 갈까 하던데 나중에 엘리베이터를 같이 탄 한인 여행객 가족들이 하는 얘기 들어보니 어떤 가족이 샌드캐슬을 다녀온 모양인데 다른분이 어땠냐 하고 물었더니 말씀을 못하시대.
ㅋㅋㅋ
기대에 못미치는 공연이었던가?
거기에 있으니 잠시뒤~ 우리처럼 아들, 딸인 한 가족이 나오신다.
그집은 7살, 5살이라는데 거기도내일 자유여행으로 마나가하섬에 들어간다고 어떻게 즐길만하냐 물어서 갤리에서 도시락을 싸가지고 가시고, 배 빌리는 사람한테 돗자리와 아이스박스도 빌리라 했더니 좋은 정보를 줘서 고맙다고 아주 기뻐했다..
그집 아이들과 우리집 아이들.. 넷이서 바다에 조개껍데기 던지고, 집게를 잡아 놀고~
한참을 놀다가 저녁을 먹으러 들어와야 했다..
우리의 저녁식사는 항상 마젤란이다.
내생각엔 아빠가 맥주가 마시고 싶어서 거기로 가는거 같다.
가자마자 접시하나 챙겨 오고나면 두손에 맥주잔을 두잔씩 챙겨다 놓는다.
내참..
두개가 각각 다른 맥주라나?
저녁을 먹고 나서 랄라아빠는 로비에서 컴터를 좀 하다 들어갈거라고 우리더러 먼저 들어가랜다.
우리도 들어가려다가포켓볼 한게임 하자는 랄라의 제의에 포켓볼을 치고 있으려니..
에쁜 치마를 입은 클럽메이드 여자, 남자들이 "Show Time!! Show Time!!!"하고 외치며 지나간다.
내가 쳐다 보았더니메이드가 나에게 와서 칠리스 에서 한다고 얘기해준다.
랄라와 포켓볼을 한게임 치고~ 룰루는 그냥 집어 넣는 걸로 봐주고.
그리고 나서 우리도 칠리스에 가볼까 했더니 좋단다.
그래서 칠리스로 가봤더니 거기서 메이드 들이 춤을 추고 있다.
작은 무대에서 춤을 추고, 앞에는 꽤 많은 외국인ㄴ과 내국인 들이 보고 있길래 우리도 맨 앞자리에가서 구경을 했다.
룰루, 랄라 재밌게 구경을 하고나는데 그중 한국인 메이드 한명이 있었는데 랄라가 보더니 "엄마, 꼭 김연아 같지 않아?" 하며 계속 묻더라. ㅎㅎㅎㅎ
지눈에 이뻐 보였든가 보다.
엄마눈에도 이뻐 보이긴 하더라.
춤이 다 끝나자 구경하던 아이들을 다 무대로 올라 오랜다.
랄라도 올라오라고 메이드가 와서 끌고 가려는데 싫단다..
가만 보니 외국인 아이들은죄다 올라가는데 자리지키고 있는 얘들은 다 한국얘들이다...
역시나 우리나라 사람들이 마음열고 즐기는거~ 참 못하는거 같다.
내가 랄라더러 우리도 같이 올라가자 했더니 싫단다.
무대에서춤이 시작되고~
가만 보니 메이드들이 무대가장자리에서춤을 가르쳐 주고 아이들은 따라하는거다.
따라하는거니 해보자 했더니 랄라가 좋댄다. 룰루에게 물었더니 싫다고 해서 그냥 안고 무대로 올라섯지~
룰루는 내가 손을 잡고 춤을 춰주고, 랄라도 열심히 따라하고~
한곡이 끝나니 다음 곡은 마카레나~!!!
요건 나도 자신 있어서 손을 놓고 추었더니 룰루도 열심히 따라하고 있다. ^^
그렇게 재미나게 춤을 추고 나서~ 마지막으로 메이드들이 자리잡고 아이들과 사진을 찍어준다. 랄라도 찍고 싶다고 하는데 아쉽게도 우린 카메라를 두고 왔구나.
아이들을 데리고 칠리스를 나와 방으로 가는데 중간에 야외 카페에서 가라오케를 틀어놓고 일본얘들이 노래부르고, 춤추고 난리가 났다.
우리도 구경하려고 옆에 섰더니 일본인 여자얘가 랄라에게 오더니 같이 춤을 추자고 한다.
랄라가 챙피해서 싫다고 했더니 ~ 일본 남자에게 랄라앞에서 손을 싹싹 빌면서 "Hope! Hope!!"하고 비는거다.
마지못해 끌려가다시피 중앙으로 끌려 나가 애들 하는거 엉거주춤 따라한다.
첨에는 얼굴이 굳어 있더니 잠시뒤에 재밌는지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고, 얘들이 하이파이브 하자고 손을 내밀자 힘차게 하이파이브도 한다.
그러자 흥분한 일본 남자애~
갑자기 랄라를 번쩍~ 안아 들더니 들고 방방 뛰기 시작...!!!
허걱..
엄청 무거운데..
몸도 야리야리하고, 키도 작은게 너 사실 들고서 후회하고 있지????!!!
그런데 봤더니 그넘도 마냥 웃으면서 내려 놓을 생각을 안하고 뛰고 있다.
아.. 녀석 분명 술취해서 맛이 간거야...
두어곡 동안 춤을 추고 나서 노래가 조용한 노래로 바뀌자 밖으로 나온 랄라. 얼굴이 완전 상기되어 있다.
그대로 방으로 들어왔더니 신이나서 침대에서 방방 뛰면서 하는 말이..
"엄마, 왜 나를 꼭 집어서 가운데로 데리고 갔을까?
내가 여기서 인기가 많은가봐~~
꼭 내가 스타가 된거 같았어~!!
와~ 기분 최고다!!!!"
한다.
그리고는 전에는 몰랐는데 이제 춤이 좋아졌다나?
그래 그래~
어쩌면 오늘 랄라는 사이판의 바다보다, 마나가하의 백사장보다 더 큰 경험을 한 것일지도 몰라.
자신의 틀을 깨고 나와서 낯선 사람들과 춤을 추며 웃고 어울리는 것 말이지!!!
엄마는 네가 그런 사람이었으면 한다.
인생을 즐기고, 누릴 줄 아는 그런 멋스러운 사람이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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